헤럴드 디자인 포럼 후기 - Day 2

2012. 9. 26. 07:55GUI 가벼운 이야기
알 수 없는 사용자

두번째 날의 강연 내용입니다. (-> 첫번째 날 내용 보기)



1. 박서원  |  빅앤트 인터내셔널 대표.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홍정욱  |  헤럴드 회장. 올재 이사장.

[지혜 나눔] 고전, 그 창의력의 원천

멋진 패션감각이 돋보이셨던 박서원 대표님께서는 그동안 진행하셨던 프로젝트 위주로 설명하며 세션을 진행하셨습니다. 왼쪽에만 문신을 하신 이유
남다른 집안 배경이 미치는 장단점 등 홍정욱 회장님과 함께 듣는 비하인드 스토리도 재미있었습니다.

한국 광고도 글로벌 수준에 올라섰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아직 기존의 관행이 남아있는 것 같다. 티비를 틀면 나오는 대부분의 광고는 스타일에 치중하곤 하는데, 이런 것에 부정적이다. 왜냐하면 스타일에 치중한 광고는 특별히 고민하지 않아도 되어 편하기 때문이다.
개인적으로는 심플하고 즐거운 인생을 살고 싶다. 좋은 사람들과 좋은 클라이언트와 머리 맞대고 아이디어 내면서…… 회사 입장에서는 디자인 광고에만 국한되지 않고 브랜드를 창출해 내는 회사를 만들고 싶다.


 
박서원 대표님께서는 평소의 경험을 토대로 아이디어를 내신다고 합니다. 담배꽁초에서 노란 물을 봤던 기억, 담배를 피면 폐에 있는 화학물질이 혈관으로 퍼져나간다는 내용의 기사들을 떠올리며 아래의 광고를 만드셨다고 합니다. 실제로 이 광고물을 설치하고 담배를 끊으셨다고 하네요.

Anti-Smoking Ads (출처 : http://bigantinternational.com)
 
한국인 최초로 세계 4대 광고제를 석권한 작품입니다. 사람들에게 이로운 메시지를 전달할 수 있는 이미지를 만들어 보자는 목적으로 아이디어 스케치부터 시작을 했고, 빙글빙글 도는 느낌의 스케치를 채택한 뒤 스케치에 맞는 주제를 그 후에 생각했다고 합니다. 박서원 대표님을 이야기할 때 빼놓을 수 없는 작품이라고 생각합니다.

Ambient 'What goes around comes around' (출처 : http://bigantinternational.com)


2. 크리스 뱅글  |  크리스뱅글 어소시에이트. 매니징 디렉터.

[지혜 나눔] 고전, 그 창의력의 원천
헤럴드 디자인 포럼 둘째 날 많은 분들의 기대를 한몸에 받았던 크리스 뱅글씨는 차분하게 현재 살고 계신 이탈리아의 포토밭 이야기로 세션을 시작하셨습니다. 영감을 어디서 받고 또 그 영감을 어떻게 실현하시는지, 디자인에 대한 뱅글씨의 견해 등 홍정욱 회장님이 준비하신 질문에 하나하나 대답하는 방식으로 세션이 진행 되었습니다.

디자인은 단지 감상하는 것이 아니라 실용적인 것을 만들어 내는 것이기 때문에, 일상에서 의미를 가질 수 있도록 만들어야 한다. 이 때 장신정신은 품질이다. 
인문학은 우리가 하는 일에 의미를 준다. 스토리 또는 내러티브라 할 수 있다. 사물을 보았을 때 어떤 이야기가 나올 것인지, 서로 관계가 생긴다면 어떨지,,,,,, 디자인 역시 서로 상충이 되고 영감을 주며 어우러져야 한다.
약물에 중독되는 것처럼 창의성은 내재적인 약물같은 것이다. 나는 언제나 스케치북을 가지고 다니면서 나의 욕구와 의지로 그리고 쓴다. 이런 노력은 후천적인 것이며, 노력을 통해 기쁨을 느끼며 작업한다.
디자인은 사람들에게 소비를 하도록 만들었다. 소비가 대세를 이루는 시대가 된 것이다. 그렇지만 전세계적으로 구매력이 없어 삶이 개선되지 않는 환경에 처한 사람들이 많다. 빈곤층이 디자인에 참여할 수 있는 길을 열어주어야 한다. 때로 디자이너들은 디자이너가 신이며 우리가 만드는 것만이 길이라고 말하기도 하는데, 마인드를 바꿔 디자이너들은 방향에 대한 비젼만을 제시하고 구체적인 디자인은 참여자들이 만들어 나가도록 해야 한다. 




3. 스티브 정(Steve Jung)  |  컨셉 아티스트. 일러스트레이터.

[디지털 아트] 영화 컨셉 디자인의 세계
이번 포럼을 통해 처음 알게된 분이었습니다만, 너무나 유명한 헐리웃 영화인 '어벤져스', '트랜스 포머', '배틀쉽' 등의 컨셉 작업을 진행하신 것을 보고 놀랐습니다. 그동안 작업하신 수십장의 컨셉 일러스트를 볼 수 있었는데요. 한국에서는 다소 생소한 컨셉 디자인이라는 분야에 대해 접할 수 있었던 좋은 시간이었습니다.  

 컨셉 디자인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능력이다. 사람들이 디자인을 봤을 때 현실감이 있는 디자인인지 생각하는 것이 중요하다.
 트렌드 파악, 다양한 사물에 대한 이해, 여러 분야의 사람들과 의사소통하는 능력이 필요하다. 의상, 자동차, 가구 등 다양한 분야의 소재들을 접하고 빠르게 그려내야 하기 때문에 컨셉 디자인이 재미있다.
 영화에 다 표현되지 않아도 디자인에 의미를 부여한다.
 마치 음식을 하듯, 나에게는 나만의 디자인 방식이 있다. 디자이너는 자신만의 방식을 가지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디자인을 할 때는 반복에 반복되지 않는 것을 넣거나, 아무것도 없는 공간에 디테일을 넣었을 때 디자인 적 자극이 발생한다. Empty Space에서의 대비가 중요하다.

The Avengers (출처 : http://www.stevejung.net)

어벤져스에 등장하는 토니 스타크 건물 컨셉을 위해, 3~4개월 동안 건물 그림만 100장이 넘게 작업하셨다고 합니다. 트렌스 포머를 작업하실 때는 6개월 동안 로봇 디자인만 하셨다고 하네요. 트렌스 포머 장난감의 비밀, 마이클 베이 감독님과의 일화 등 헐리웃의 숨은 이야기를 듣는 재미도 솔솔했던 시간이었습니다. 



4. 브루스 덕워스(Bruce Duckworth)  |  영국 광고회사 터너 덕워스 창립자.

[광고] 크리에이티브의 새로운 패러다임
포럼의 마지막은 세련된 어투와 프리젠테이션으로 훌륭하게 마무리를 해주신 브루스 덕워스씨의 강연이었습니다. 터너 덕워스사에서 진행한 훌륭한 디자인들은, 보는 것만으로도 시각적인 즐거움을 주는 것 같습니다. '크리에이티브의 새로운 패러다임'이라는 주제에 대하여 빈틈없이 풀어내시는 프리젠테이션이 인상깊었습니다.

 디자인이 세상을 바꾼다는 포럼의 주제에 대해 생각해 보았다. 오히려 나쁜 디자이너가 세계를 더 나쁘게 만들 수도 있다. 요즘 시대엔 우리가 무엇을 디자인 하던지 복제가 된다. 그렇기 때문에 복잡하고 초점이 없는 일반적인 디자인이 아니라 '좋은 디자인이 세계를 바꾼다'라고 말하고 싶다. Good design changes the world for the better.
 Finding the Truth / Being Clear / Adding Delight. 이 세가지를 섞어 훌륭한 디자인을 만들어낼 수 있어야 한다. 그리고 이것은 한마디로 아이콘적인 디자인(Iconic Design)이라 이야기할 수 있다.
 사람들은 마음과 충동으로 구매하기 때문에 감성적인 부분이 중요하다. 
 디자인은 유연성을 가지고 사람들에게 엔터테인먼트를 줄 수 있어야 한다. Iconic Brand에서도 이런 유연성이 가능하다. 
 일반적인 것들을 계속 더하면 모두 똑같아진다. 일반적인 것은 버리고 차별화 된 것 혹은 원래 가지고 있던 것만 가지고 가는 것이 중요하다. 그렇다면 어떻게 사람들에게 심플(Simple)을 받아들이도록 할까? 고객들은 새로운 디자인에 노출되어 있지 않기 때문에 당연히 처음에는 받아들이기 어려워 한다. 하지만 계속 보여주고 익숙하게 만들면 누구라도 자연스럽게 받아들이게 된다.
 The Power of Icons. 훌륭한 심볼들은 다양한 것들을 전달하고 브랜드를 한차원 더 승화시킨다. 오늘날과 같은 복잡한 세상에서는 간단하게 커뮤니케이션 해야하므로, 브랜드 정체성의 힘을 보여주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브랜드에 대한 명확한 진실을 보여주어야 하고, 디자인하려는 대상을 잘 알아야 좋은 디자인을 만들 수 있다.


터너 덕워스 사의 '코카콜라' 프로젝트를 통해 그가 이야기하는 Iconic Design, 디자인의 유연성과 즐거움에 대해 쉽게 이해할 수 있었습니다. 다소 복잡했던 코카콜라 팩키지의 장식을 모두 덜어내고 로고와 세로무늬, 빨강색만을 가지고 코카콜라만의 차별점을 부각시키고자 했다고 합니다. 일부러 디자인 된 코카콜라 목업을 코카콜라 사의 회의실에 두고 나와 고객들이 새 디자인에 익숙해지도록 유도했다는 재미있는 일화도 이야기해주셨습니다.

Coca-Cola (출처 : http://www.turnerduckworth.com)

  
브루스 덕워스씨는 디자인에 즐거움을 더하는(Adding Delight) 것의 중요성에 대하여 언급하셨는데요. 'Honey'의 'E'글자에 벌꿀 모양을 더하여 시각적인 즐거움을 꾀한 'Good Honey' 프로젝트가 좋은 예가 될 것 같습니다.

Good Honey (출처 : http://www.turnerduckworth.com)



포럼을 다녀와서......
이틀간 다양한 분야에서 활동하시는 거장들의 강연을 들으며 미래 디자인의 방향에 대해 생각해 볼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분야에 상관 없이 디자인계 전반적으로 '환경문제, 자연보호를 위한 디자인', '개인의 라이프 스타일을 반영하는 디자인', '디자인의 사회공헌', '디자인을 통한 가치창출'에 대한 키워드들이 주요 쟁점으로 떠오르는 것 같습니다. 연사분들의 목소리를 통해 디자인의 미래에 대한 수많은 고민과 활동들을 직접 들을 수 있어 정말 좋았습니다.
개인적으로는 UX 업계에 종사하다 보니 하라 겐야씨가 말씀하셨던 무지(MUJI)의 철학이 인상깊었는데요. 특정 사용자를 위한 디자인이 아닌 어느 누구에게나 유연하게 적용되는 무지의 디자인 방향이, 사용자의 행동 패턴으로 도출한 Primary Persona에 맞춰 디자인을 기획하는 퍼소나 방법론과는 정 반대의 방향이라 흥미롭게 느껴졌습니다. 모든 사용자에게 평등한 텅빔의 가치를 제공하는 것이 결코 쉽지만은 않을 것 같습니다.
게다가 'House Vision'에 대한 이야기는 개개인의 라이프 스타일을 반영하는 주택 디자인에 대한 화두로써, 무지의 디자인 방향이나 퍼소나 방법론과는 또 다른 방향성을 제시하는 느낌이 들었는데요. 개인의 라이프 스타일을 살리면서도 한국만의, 더 나아가 아시아만의 House Vision을 어떻게 그려나갈 수 있을지 궁금하기도 했습니다.
포럼을 들으면서 가장 관심을 가지고 들었던 부분은 환경문제와 디자인에 대한 내용이었습니다. 거의 모든 연사분들이 환경 친화적인 디자인에 대해 언급하셨기 때문에 이야기를 들으면 들을수록 더 심각하게 느껴지기도 했는데요. 이런 움직임은 이미 이전부터 꾸준히 이루어져 왔기 때문에 다소 식상한 주제처럼 느껴질 수도 있지만, 현대카드의 사례를 보니 디자이너들이 환경보호에 기여할 수 있는 일들은 무궁무진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환경친화적인 포장재를 사용하는 단순한 차원이 아니라, 소비자들의 '허세'와 같은 소비심리를 이용해 'It Water'를 성공시킨 사례처럼요.
전반적인 포럼 구성과 내용은 좋았다고 생각합니다. 디자이너를 꿈꾸는 대학생들에게 많은 도움이 될 것 같습니다. 대학생들이 편하게 참가하기에는 조금 가격이 비싼 것 같긴 합니다만, 워낙 쟁쟁하신 연사분들이라 내년에도 기회가 된다면 참가하고 싶습니다. 벌써부터 내년에 초대될 연사분들이 기대가 됩니다.

-> 첫번째 날 내용 보기

여담으로......
포럼 기간 동안 헤럴드 경제 기자님과 막간 인터뷰를 했었습니다. 그런데 검색해보니 인터뷰가 정말 기사에 실렸네요. 비록 2문장 뿐이지만...... 새로운 추억거리가 생겼습니다. 하하하!

[참고##국내교육##]