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가올 미래, 메타버스에 대해

2021. 7. 15. 07:50UI 가벼운 이야기
Frank Kim

들어가며

영화 'Ready Player One'

가끔씩 '현실과 가상의 경계가 무너진다면 어떤 일이 벌어질까?' 하는 상상을 하곤 합니다. 2018년에 개봉한 영화 '레디 플레이어 원' 에서 그 모습이 잘 나타나 있는 것 같은데요. 영화 속에서는 가상 현실 오아시스(OASIS)를 통해 상상하는 모든 것을 할 수 있고, 어디든 갈 수 있죠. 작중 인물들은 디지털과 현실 양쪽에서의 경험과 정보 뿐만 아니라 자산까지도 공유되는 '메타버스' 환경에서 활동합니다.

지난 수십년간, 인터넷은 믿을 수 없는 속도로 발전했습니다. 짧은 단문의 메시지를 전송하던 시기가 있었고, 어느새 이미지를 넘어서 영상을 전송하고, 실시간으로 인터넷 안에서 새로운 '세상' 을 구축하는 것 까지 가능해진 지금. 더 이상 '레디 플레이어 원' 의 오아시스는 미디어 안에서만의 이야기가 아닌 것 같습니다.

'메타버스'는 아직까지 뚜렷하게 정의된 개념은 아닙니다. 다양한 정의가 오가고 있지만, 현재까지의 광범위한 의미는 '사용자들이 가상의 공간 안에서, 자신의 아바타를 중심으로 누군가 (혹은 무언가와) 인터랙션을 발생시킬 수 있는 공간' 입니다.

여기서 의미하는 인터랙션은 지금까지의 인터랙션과는 결이 다릅니다. 단순히 주어진 콘텐츠를 활용하는데 그치지 않고 사용자들이 능동적으로 콘텐츠를 탐색하고, 만들어내고, 만들어진 콘텐츠를 통해 다른 사용자들과 의사소통할 수 있습니다. 광범위한 인터랙션을 통해 그동안 상상하던 모든 것을 메타버스 안에서 (기술적으로 구현이 가능하고 도덕, 사회윤리적으로 허용하는 범위 내에서) 실현할 수 있게 됩니다.

이 가능성은 비단 사용자들에게만 새로운 것이 아닙니다. 이미 많은 기업들이 기술력을 기반으로 능동적인 콘텐츠 인터랙션 환경을 제공하고 있고, 한층 더 진화된 형태의 커머스 채널로도 활용하고 있습니다. 실제로 2020년에 오픈한 Complexland (https://complexland.com/)라는 이벤트에서는 사용자가 직접 가상 공간을 돌아다니며 한정판 신발 딜에 참여할 수 있었고, 각종 기업들의 홍보 및 콘텐츠 전시가 이루어지기도 했습니다. 이 글로벌한 이벤트는 지리적 제약 없이 언제 어디서나 접속할 수 있는 환경만 있다면 누구나 들어와서 참여할 수 있는 이벤트였습니다.

9월 개최될 Complexland. 웹사이트 


메타버스 : 아바타와 월드

사용자들은 어떻게 해서 메타버스에 몰입하는 경험을 가지게 될까요? 메타버스 안에는 몰입을 도와주는 다양한 요소가 있지만, 가장 중요한 요소중 하나인 '아바타'와 '월드'를 통한 경험에 대해서 이야기해보고자 합니다.

메타버스는 보통 RPG(롤 플레잉 게임)과 유사한 맥락을 가지고 있습니다. RPG는 게임 세상 안에서 자신의 캐릭터를 중심으로 주어진 역할을 수행하는 게임인데요. 메타버스에선 사용자에게 구체적인 역할이 부여되어 있지는 않습니다. 하지만 '가상의 공간' 과 '자신의 아바타' 라는 큰 맥락에서 궤를 같이 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RPG 유저들은 보통 자신의 캐릭터에 '애정' 을 가지고 있습니다. 게임을 플레이 한 시간이 오래 될수록 이 애정도는 높아지죠. 단순히 게임 캐릭터에 많은 돈을 투자해서 생겨난 애정일 수도 있고, 자신의 취향에 맞춰서 정성껏 꾸며냈기 때문에 애정이 깊어질 수도 있습니다. 혹은 자신의 캐릭터가 게임 내에서 썩 좋지 못한 캐릭터일지라도, 오랜 기간 캐릭터와 함께했기 때문에 애정이 생겨날 수도 있죠. 이처럼 사용자가 캐릭터에 애정을 주게 되는 요소는 굉장히 다양합니다.

메타버스 역시 마찬가지 입니다. 사용자는 메타버스 세상을 돌아다닐 가상의 '아바타' 를 만들게 됩니다. 서비스의 목적과 깊이에 따라 다르겠지만, 보통 아바타를 커스터마이징 할 때의 자유도는 높은 편입니다. 때문에 언젠가 자신이 실제로 꼭 해보고 싶었던 과감한 헤어 스타일을 구현할 수도 있고, 내가 좋아하는 유명 연예인의 모습을 닮게끔 만들 수도 있습니다. 심지어는 사람의 모습이 아닌 형태로 만들 수도 있겠죠. 도덕적, 사회적 통념이 허락하는 범위 내에서 표현에 제한이 없는 메타버스 일수록 다양한 아바타들이 등장하게 됩니다.

형태는 모두 다르지만 사용자들이 만들어낸 아바타의 중심에는 '자신' 이 담겨 있습니다. 자신의 취향을 듬뿍 담아서 만들어낸 아바타. 그렇기 때문에 사용자들은 이 아바타를 자신의 '표상' 이라고 생각하게 됩니다. 자신과 아바타를 동일시하게 되는 가장 기초적인 요소이자 핵심인 것이죠.

이 아바타를 통해 사용자들은 메타버스를 체험하게 됩니다. 물리적인 제약이 없는 세상에 들어가 다른 누군가와, 혹은 무언가와 인터랙션을 발생시키죠. 현실에서 쉽게 마주하기 힘든 장소에 갈 수도 있으며, 유명한 사람과 함께 셀카를 찍을 수도 있습니다. 새로운 친구들을 만날 수도 있겠죠. 이러한 일련의 과정들을 통해 사용자들은 자신의 아바타에 강한 애착을 형성하게 됩니다.

하지만 이런 의문점이 생겨날 수도 있습니다.

"그런데 아바타를 꾸미고 월드를 돌아다니는 거면, RPG와 별 다를게 없는거 아니야…?"

RPG는 기본적으로 게임 서비스입니다. 게임이기 때문에 사용자들이 게임에 몰입할 수 있는 다양한 요소가 마련되어야 하죠. 특히 월드를 구현하는 측면에서, 월드에 몰입감을 주기 위해 가장 밑바닥부터 세계관을 탄탄하게 쌓아올리는데 많은 공을 들입니다. 어떤 배경을 가지고 있을 것이며, 플레이어가 수행하게 될 역할은 무엇인지, 어떤 서사를 따라가게 되어 결국에는 목표를 달성하게 될 것인지 등. 다양한 요소로 입체적인 세계관을 구축해야 하죠.

하지만 메타버스는 조금 다릅니다. 메타버스의 경우, 현실에 존재하는 다양한 요소들을 기반으로 월드를 쌓아올립니다. 예를 들어, 서울시를 메타버스로 구현한다. 라는 큰 명제를 가지고 있을 수도 있겠죠. 서울에 있는 수많은 특징 중 몇 가지의 특징과 메타버스 월드에서 구현 가능한 다양한 요소들이 결합하여, 앞서 말씀드린 가상 현실 오아시스와 같은 모습으로 구현될 수도 있겠습니다.

이처럼 메타버스는 기본적으로 현실의 요소를 기반으로 하고 있기 때문에, 사용자들은 이를 현실의 연장선이라고 쉽게 받아들이게 됩니다. 


메타버스 : 비즈니스의 관점에서

사용자들은 메타버스 안에서 아바타를 통해 자신을 표현하고, 아바타에 애착을 형성합니다. 여기서 기업들은 새로운 비즈니스를 발생시킬 수 있는데요. 바로 아바타를 꾸미는데 필요한 재화를 판매하는 것 입니다.

사람들이 아바타에 애착을 가지기 위해서는, 일단 아바타가 예뻐야 합니다. 기본적인 외형이 아름다울 수도 있겠지만, 아바타는 거기서 그치지 않습니다. 아바타가 착용하고 있는 각종 의류, 장신구, 헤어스타일 등... 모든 것들이 '커스터마이징' 의 영역입니다.

이렇게 아바타를 꾸미는 데 필요한 모든 재화들은 기본적으로 서비스가 공급합니다. 물론 서비스의 종류에 따라서 사용자들이 필요한 재화를 만들어내기도 하지만, 일반적으로 쉽게 접근이 가능한 재화들은 서비스가 공급하고 있습니다. 이 재화들은 성격에 따라서 이벤트를 통해 무료로 배포되기도 하며, 유료로 공급되기도 합니다. 여기에서 기업들은 많은 비즈니스를 창출시키고 있습니다.'

제페토에서 제공하는 유명 아이돌의 아바타 커스터마이징

최근 핫한 제페토라는 서비스, 한번쯤은 들어보셨을텐데요. 제페토에서는 유명한 기업들과의 콜라보레이션을 통해 서비스 내에서 아바타가 착용할 수 있는 아이템들을 제공합니다. 이 뿐만이 아닙니다. 유명 아이돌 그룹의 착장을 내 아바타가 입어볼 수도 있죠. 타겟 유저들이 원하는 포인트를 잘 캐치해서 실제 서비스에 구현한 사례라고 볼 수 있겠습니다.

하지만 디지털 재화는 아직까지 소위 말하는 '현질' 의 이미지를 크게 벗어나지 못하고 있습니다. 현실의 재화는 물건 그 자체로 가치를 가지고 있지만, 디지털 재화의 가치는 측정하기가 쉽지 않습니다. 가상 공간에 속해있기 때문에, 근본적으로는 코드 덩어리에 불과하며 시각적으로 체험할 수 밖에 없는 형태의 재화입니다. 그리고 재화의 유동성이 커서 현실의 경제가 반영되기는 어렵죠. 복제 및 조작의 이슈에서도 자유로울 수 없습니다.

이러한 문제점들을 해결하기 위해 최근 '탈중앙화' 된 메타버스가 등장하고 있습니다. 가상공간 내에서 존재하는 모든 재화는 중앙에서 관리되지 않고, 탈중앙화된 토큰 형태로 관리됩니다. 쉽게 풀어서 이야기하자면 '코인' 의 형태로 존재하게 되는 것이죠. 이를 통해서 사용자들은 안전하게 재화를 거래할 수 있게 됩니다. 실제로 서비스되고 있는 디센트럴랜드라는 메타버스에서는, 암호화폐를 통해 서비스 내에 존재하는 부동산 및 아이템을 구매할 수도 있습니다.


마치며

이렇게 한계 영역을 점점 넓혀 나가고 있는 메타버스, 과연 어디까지 발전할 수 있을까요. 현실을 넘어선 또 다른 현실을 체험하게 될 날이 머지않아 오길 기대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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