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xd talks] 게임산업의 특성과 Uxer의 역할

2022. 5. 19. 07:50pxd talks
Haeun Choi

들어가며

지난 4월 22일, pxd에서는 디자이너 문초이 님과 함께 게임 산업에 대해 알아보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전 넥슨, 현 펍지 기획/디자이너이신 만큼 다양한 예를 통해 게임 산업과 Uxer의 역할에 대해 자세하게 설명해주셨습니다. 

게임 산업의 특성

현재 국내 게임 시장의 규모는 20조원에 달하며 셀 수 없이 다양한 게임들이 출시되고 있습니다. 이 중에서 순위권에 랭크된 게임들은 무엇이 있을까요?

출처: 강연 자료

2022년 4월 2주차 게임 순위를 살펴보면 10위까지 랭크 되어 있는 PC 게임들은 대부분 우리가 한 번쯤 들어본 이름의 게임들입니다. 예전부터 유명했던 게임들이 꾸준히 순위권에 자리를 잡고 있는 것이죠. 이만큼 PC 게임은 진입장벽이 높아 새로운 게임이 순위권에 진입하기가 쉽지 않다고 합니다. 그나마 STEAM 게임 쪽은 새로운 인디게임들이 많이 유입되고 있는데요, 어몽어스의 경우 2018년에 제작되었지만 2020년 코로나가 발생하면서 순위가 확 올라갔다고 합니다. 

모바일과 STEAM 게임 쪽으로는 몇몇 신규 게임들이 순위권으로 유입되고 있기는 하지만 이미 게임 시장은 포화상태라고 합니다. 한 사람이 1년에 플레이할 수 있는 게임 수를 넘어서 출시되고 있다는 것인데요, 이러한 게임 시장에서 성공하는 공식이 있을까요?

성공하기 어려운 게임 시장

수학처럼 정답이 나올 수 있는 명확한 성공 공식이 있으면 좋겠지만, 사실 게임 시장에서의 확실한 성공 방법은 없다고 합니다. 그렇다보니 성공을 위한 많은 노력과 다양한 전략들이 존재하겠죠? 그래도 크게 두 가지 방향으로 정리해 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첫 번째는 성공 경험이 있는 게임을 참고하여 신규 게임을 개발하는 것이고 두 번째는 수요가 있는 시장에 진입하여 신규 게임을 개발하는 것입니다. 물론 이 두 가지 전략 외에 신규 게임으로 마이너한 시장을 개척해 성공을 거둔 경우도 있습니다. 배틀그라운드가 대표적인 예시라고 하네요. 

강연을 들으면서 첫 번째 방향에 대한 부분이 가장 흥미로웠는데요, 아래에서 좀 더 자세하게 다뤄보도록 하겠습니다. 

익숙함을 팔다 

게임의 경우 사용자들이 무엇을 원하는지 파악하는 것이 굉장히 어렵다고 합니다. 또한 다른 산업에 비해 규제와 제약의 한계가 적기 때문에 무궁무진한 형태의 게임 개발이 이루어질 수 있어 새로운 게임을 출시하는 것이 더 복잡하고 힘들다고 하네요. 

그래서 게임 시장에서는 안정적으로 사업의 성공을 바라는 경우, 인기가 많았던 게임을 따라하는 형태로 게임이 개발된다고 합니다. 이전 성공사례의 답습이라고 할 수 있죠. 특히 유사 장르로 진입하게 되는 경우 해당 국가에서 가장 많이 플레이됐던 게임의 유저 경험과 비슷하게 만들게 됩니다. 사용자들 입장에서도 신규 게임을 위해 새로운 것을 학습하기보다는 익숙한 플레이 구조나 방법을 가지고 있는 게임들을 추구하기 때문에 유저 경험면에서도 익숙함을 파는 것이 더 효과적인 셈이죠.

하지만 지나치게 유사하다면 카피게임으로 여겨질 수 있어 유저들이 익숙함을 느낄 수는 있되 차별성을 추구하며 만들어야 한다고 합니다. 

이렇게 이전 성공사례들을 바탕으로 유사한 게임들이 잔뜩 출시되다 보니 ‘원조 장충동 족발'처럼 어디가 원조인지 알 수 없는 양산형 게임들이 생겨났다고 합니다. 사용자의 니즈가 생기고 파악되기만 한다면 그와 비슷한 게임들이 와르르 쏟아지게 되는 것이죠. 몇 년 전에는 캐릭터를 키우는 ‘방치형 게임 장르'에 대한 니즈가 커져 비슷한 게임들이 수도 없이 많이 출시되었다고 합니다.

강연을 들으며 게임 유저들에게 익숙한 사용 경험은 제공하되 그 안에서 차별성과 독특성을 가진 신규 게임을 출시하는 일이 참 어렵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국가와 비슷한 게임의 구조 

게임은 현실세계의 국가와 가장 비슷한 구조를 가졌다고 합니다. 게임의 제작자인 디렉터는 현실세계에서의 왕과 비슷한 존재라고 하네요. 어떤 사람이 왕이 되느냐에 따라 그 나라의 흥망성쇠가 결정되듯, 디렉터에 따라 게임 내 경제, 캐릭터 등이 모두 바뀌기 때문입니다. 

출처: 강연 자료

위의 사진은 역대 던전앤파이터 디렉터들 모음인데, 마치 왕의 역대기 같지 않나요?

현실세계의 국가와 차이점은 유저들이 투표로 디렉터를 고를 수가 없다는 점입니다. 민주주의 이전 국가의 경우 왕도 국민들이 직접 선택할 수 없었으니 과거 국가의 형태와는 정말로 비슷하네요!

각 나라마다 고유한 문화가 있는 것처럼 지속적인 사랑을 받고 있는 게임들은 특유의 문화가 있다고 합니다. 특유의 문화는 고유한 게임성을 바탕으로 파생됩니다. 그리고 이러한 게임 플레이 문화에 따라 게임 업데이트가 진행된다고 합니다. 그래서 게임 개발진도 고유한 게임성이 유지될 수 있도록 고려하며 작업한다고 하네요.

게임을 전혀 하지 않는 작성자에게 게임성은 낯선 용어였습니다. 간단하게 예시를 들어보자면 유명한 던전앤파이터는 지정된 인원만 전투공간으로 들어가 플레이하는 MORPG 게임이기 때문에 많은 시간 또는 돈을 투자해 캐릭터를 키워가며 만렙에 도달하는 게임성을 가지고 있다고 합니다. 그래서 누구나 노력하면 만렙이 될 수 있도록 레벨을 쌓아 올리는 과정과 시간에 재미를 많이 부여할 수 있게 기획되었다고 합니다. 또한 게임성을 고려해 만렙만이 이용할 수 있는 전용 콘텐츠를 따로 만들어두고 있다고 하네요. 

이처럼 각 게임이 가진 코어게임성을 파악해야만 게이머의 언어를 이해할 수 있다고 합니다. 게임 사업에서 게임성은 가장 기본적이고 핵심적인 존재라고 할 수 있겠죠?

게임 사업에서 Uxer의 역할

이러한 특성을 가진 게임 사업에 기여할 Uxer의 책임과 역할은 어떤 것이 있을까요?
우선 전체적인 업무구조의 흐름을 도식화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업무 구조

출처: 강연 자료

가장 기본적으로 UX 리서처와 데이터 분석가가 관제탑처럼 과거, 현재, 미래의 상황을 관찰하며 프로덕트 방향성을 제시하고 현황을 알려주는 일을 합니다.
 
하나의 프로덕트가 출시되는 과정을 차례대로 살펴보면, 우선 게임디자이너나 서비스 디자이너가 현재 서비스 상황을 바탕으로 특정 지표를 개선하거나 유도하기 위한 기획을 합니다. 그 이후에는 UX 디자이너, UI 디자이너, 개발자가 함께 기획서를 검토하고 피드백을 합니다. 해당 피드백을 바탕으로 게임 디자이너나 서비스 디자이너가 기획서를 수정하는 과정을 거치게 됩니다. 이후 개발이 결정되면 언제 런칭할지 일정을 잡고 준비하게 되는데요, 이때 PM들이 상황을 매니징 하며 프로덕션을 진행한다고 합니다.  게임이 완성되면 문제는 없는지 QA가 퀄리티 체크 후에 런칭하게 됩니다. 런칭한 후에도 목표달성을 위해 이 과정을 무한 반복하며 수정과 업데이트를 거친다고 하네요. 

Uxer의 세부 역할과 책임 범위

전체적인 런칭 과정을 살펴보았으니 구체적으로 Uxer의 세부적인 역할에 대해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문초이 디자이너님께서는 크게 5가지의 책임영역으로 나눠서 설명을 해주셨는데요, user researcher 역할부터 살펴보겠습니다. 

1) user researcher
유저 리서처는 게이머를 관찰하고 그들의 니즈를 발견하여 개발/사업조직에 전달하는 일을 하게 됩니다. 그러다보니 양질의 데이터를 확보하는 것은 물론 데이터들이 잘 활용될 수 있도록 커뮤니케이션을 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합니다.

2) 게임/서비스 디자이너
게임/서비스 디자이너는 적시에 유저에게 필요한 서비스를 제공함으로써 서비스 지표 성과를 향상시켜야 하는 책임을 가지고 있습니다. 기획 목표와 당위성에 대해 총괄 책임자와 동료들을 설득시키는 역할을 담당함과 동시에 발생할 수 있는 edge 케이스에 대한 대응과 관리도 한다고 합니다.

3) UX 디자이너
UX 디자이너는 기획단의 최후미에 위치하고 있다고 하는데요, 유저의 입장에서 매력적이고 사용할만한 기능인지 검토하는 작업을 하게 됩니다. 서비스 디자이너의 포커스는 회사에 있다면 UX 디자이너의 포커스는 사용자에 있기 때문에 시스템 기획이 유저경험을 해친다면 기획자와 조율을 하게 됩니다. 또한 UI 디자이너, QA, 개발자 등 많은 사람들과 기획 의도와 방향에 대해 커뮤니케이션하며 기획대로 결과물이 나올 수 있도록 소통하는 역할을 합니다. 가장 많은 커뮤니케이션을 하게 되는 직무라고 하네요.  

4) UI 디자이너
UI 디자이너는 서비스 기획자와 UX기획자가 짜놓은 기획안을 검토하고 심미성을 고려한 UI 리소스를 만들어 구현하는 일을 하게 됩니다. 이 과정에서 프로덕트의 시각화와 퀄리티를 확보하게 된다고 하네요. 개발자들은 각각의 피처(feature)만 담당하기 때문에 전체적인 서비스의 아웃풋이 어우러지게 하는 일은 UI 디자이너가 담당하게 됩니다. 

5) UI 아티스트
게임은 실체가 없기 때문에 유저들이 감정적인 만족을 느낄 수 있도록 해야하는데요, 이러한 일을 UI 아티스트가 담당한다고 합니다. 게임 플레이 도중 고급감, 성취감 등 유저가 가져야 할 감정을 적시적소에 느낄 수  있도록 에셋과 이펙트를 제작하는 일을 합니다.

마치며

게임 디렉터에 따라 유저와 소통하는 정도도 크게 차이가 난다고 합니다. 유저들의 의견을 반영하는 정도가 많이 달라진다는 것이겠죠. 이런 구조 속에서 디렉터와 유저들을 연결시켜주고 소통할 수 있게 하는 것이 바로 Uxer의 책임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기획의도를 유지하면서도 유저들의 사용성을 해치지 않고 만족감을 느끼며 게임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는 Uxer의 활발한 커뮤니케이션 능력도 꼭 필요하겠죠?!  

강연을 들으며 게임 유저와 디렉터 간의 다리가 되어주는 Uxer의 역할에 같은 Uxer로서 또 한 번 자부심을 느낄 수 있는 시간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