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폰은 사용자 조사를 안해요

2010. 6. 28. 21:18UI 가벼운 이야기
無異

Intuitive design = Agile Process
 

<생각의 탄생>에 '증명은 논리적으로 하지만 발견은 직관에 의해서'라는 앙리 푸앵카레의 말이 인용되어 있습니다.
"It is by logic that we prove, but by intuition we discover."

애플은 직관에 따라 디자인하고 수많은 검증 과정(스티브 잡스의 뺀찌)을 거치는 반면에 구글은 논리적(버킷 테스트)으로 한 번에 정답을 찾으려고 하는것 같습니다.

요즘 애플과 구글을 비교하는 글들이 많은데 애플이 성공할 수 있는 이유는 스티브 잡스의 독단적인 의사 결정 보다는 논리에서 자유롭게 디자인을 할 수 있는 환경과 또 그것을 반복적으로 검증하는 시스템에 있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회사에서 난데없는 주장으로 다른 사람들과 많이 부딪히곤 하는데요:) 그럴만한 것이 제 주장들은 전혀 논리적으로 결론에 도달한 것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연역적 사고를 하는 사람은 갑자기 튀어나온 결론을 잘 이해(평가)하지 못하고 또 그런 접근 자체를 받아들이기를 꺼려합니다. 구글이 그래픽 디자이너의 결과물에 대한 평가를 유보하고 버킷 테스트를 하려고 했다는 일화도 구글의 전체적인 의사 결정 분위기가 연역적 사고를 따르려는 태도를 말해 주는 것 같습니다.
저는 한 번에 정답에 도달할 수 있다는 걸 믿지 않습니다. local optimun에 빠지지 않기 위해서 큰 도약이 필요하긴 하지만 정말 좋은건 반복에 의해서 조금씩 개선되어 가면서 디테일이 살아나는 것이지요.


Intuition from Induction
 

생각을 전달하고 설득하기 위해서는 논리가 필요한데 어차피 발견에 논리같은 건 없습니다. 그러나 intuition은 가만히 있는데 hit me like a bolt of lightening 라는 관용구처럼 우연히 뚝 떨어지는게 아니라 수많은 데이타에서 패턴을 찾아내는 induction의 결과라고 생각합니다.
귀납적 사고는 엄밀히 말해서 논리적이지 않은 추론 방법입니다. 그렇다고 과학적이지 않은 건 아닙니다. 인공 지능쪽에서는 논리적인 명제를 열심히 던져주는 방법을 거의 포기하고 귀납적 사고를 응용하여 컴퓨터한테 Bayesian network 이라는 통계적인 방법으로 학습을 시키고 스스로 패턴을 찾는 훈련을 시키고 있습니다.

직관에 필요한 건 '섬광-우연' 이 아니라 '귀납적 추리과정' 인데 이것을 논리적인 프로세스로 모델화할 수 없으니까 '우연'이란 말로 설명을 하는게 아닌가 싶습니다.


Intuitive with Problem Driven Design
 

암튼 이것이 제가 디자인은 창의적이기 보다는 문제의 해결과정이라고 하는것과 상반되는것은 아닙니다. 직관은 문제의 해결이 아니라 문제의 정의 과정에 필요합니다.


주 - 예전에 사내에서 메일로 공유한 내용인데 아래 이재용님의 제7의 감각 책 리뷰와 관련된 내용이라 말을 다듬어서 옮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