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 10. 30. 07:50ㆍUI 가벼운 이야기
그동안 소개해 드렸던 스캐폴드 디자인 시스템(Scaffold Design System, 이하 스캐폴드 시스템)은 업무의 효율성을 높이고 싶었던 구성원의 자발적인 스터디를 통해 만들어진 결과물입니다. 오늘은 하나의 목표 아래 같은 방향을 바라보며 힘을 모았던 저희의 이야기를 소개하려고 합니다. 사내에서 스터디를 운영하는 어려움과 그 극복 방안, 완성한 스캐폴드 시스템을 효과적으로 전파하기 위해 기울였던 노력을 담았죠. 하나의 제작기라고 생각해 가볍게 읽어주시면 좋겠습니다.
효과적으로 운영되는 스터디 만들기
사내에서 진행하는 스터디에는 뒤따르는 어려움이 많습니다. 업무와의 우선순위를 고려하다 보면 계획대로 스터디가 이뤄지지 않을 때가 많죠. 저희도 비슷한 어려움을 겪고는 했는데요. 시행착오를 겪으며 스터디를 효율적으로 운영할 수 있었던 방안을 공유하고자 합니다.
1. 스터디의 밀도를 위한 인원 관리하기
스터디에 참석하는 인원수가 결과의 품질과 비례하는 것은 아닙니다. 인원이 많은 스터디에는 구성원 간 참석 빈도에 차이가 생기기 쉽고 그 차이에서 서로가 가진 정보에 격차가 생기기 마련입니다. 이는 곧장 효율적인 스터디 운영을 방해하고 전체 구성원의 사기를 떨어뜨리는 결과로 이어질 수도 있죠. 열여섯 명의 인원으로 시작했던 스캐폴드 시스템 스터디 역시 앞서 말한 어려움에 부딪히고는 했습니다. 모두가 인원 선별의 필요를 느꼈기에 각자의 상황을 고려해 스터디에 더 집중할 수 있는 일곱 명이 프로젝트를 이어가기로 했습니다. 인원은 줄었지만, 오히려 그만큼 모두의 시간을 더 밀도 있게 사용할 수 있어 만족도는 높아졌죠.
2. 물리적인 시간 부담 줄이기
스캐폴드 시스템은 점심 식사와 함께 탄생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맡고 있는 업무에 가해지는 부담을 최대한 줄이며 스터디를 운영하기 위해 점심시간을 적극 활용했거든요. 스터디가 있는 날에는 각자 식사를 준비해 함께 먹으며 이야기를 나눴습니다. 점심시간 및 곧바로 이어지는 시간을 스터디 시간으로 할애하니 따로 시간을 내는 것보다 업무에 가해지는 부담을 줄일 수 있었죠. 스터디 구성원과 함께 정기적으로 식사하며 정서적으로 더 친밀해진 것은 덤이라고 할 수 있겠네요.
3. 꾸준함을 우선으로 생각하기
스터디 초기에는 언제나 일정에 기반해 커다란 목표를 세우고는 했습니다. “OOO 1달 안에 끝내기"처럼 기한을 빠듯하게 설정하고 목표를 향해 달려 나가고자 했죠. 촉박하게 느껴지는 일정이 동기 부여를 해줄 거라는 기대 때문이었고, 주어진 하루를 프로젝트 업무에 온전히 쓰는 일정에 익숙해진 탓도 있었습니다. 하지만 이런 목표는 업무와의 우선순위를 고려했을 때 비현실적이었습니다. 목표를 달성하지 못했다는 스트레스도 계속해서 따라왔죠. 우리가 이루고 싶은 건 단순히 스캐폴드 시스템을 빠르게 만드는 것이 아니었으므로 전략을 바꾸기로 했습니다. 속보도다 꾸준함을 중요하게 여기기로 했죠. 구성원의 업무 상황에 따라 목표는 유연하게 조정하되 스터디의 흐름이 끊기지 않도록 신경 썼습니다. 거대하게 느껴졌던 디자인 시스템을 결국 구축할 수 있었던 건 이런 꾸준함 덕분이었다고 생각합니다.
잘 알리기까지가 시스템 구축의 완성
모든 제품이 그렇듯, 디자인 시스템 또한 모두가 사용할 때 의미를 갖게 될 겁니다. 모두가 활발하게 사용하는 디자인 시스템이 되기 위해서는 그에 따르는 노력이 필요한데요. 스캐폴드 시스템에 생명력을 불어넣기 위해 시도했던 과정을 간략히 소개해 드리겠습니다.
1. 사내 공유회 열기
피엑스디(pxd)의 구성원에게 스캐폴드 시스템을 소개하기 위해 우선 공유회를 열었습니다. 스캐폴드 시스템을 만들기까지의 과정과 풀려고 했던 문제를 소개했죠. 더 나아가 텍스트 스타일을 비롯해 컬러와 컴포넌트가 어떻게 이뤄졌는지, 왜 그렇게 구성했는지를 알렸습니다. 감사하게도 각자의 바쁜 일정 속에서도 피엑스디의 많은 구성원이 공유회에 참석해 주셨습니다. 계속해서 스캐폴드 시스템의 완성도를 확실히 높여가야겠다는 책임감을 느낄 수 있는 시간이었죠.
2. 올바른 지표를 바탕으로 문제 설정하기
사내 공유회를 마친 후, 피엑스디 구성원이 스캐폴드 시스템을 인지하고 있는 정도를 파악하기로 했습니다. 이를 측정하기 위해 적절한 지표를 선정하는 게 필요했는데요. 디자이너 로미나 카프치치(Romina Kavcic)가 공유한 디자인 시스템 메트릭스(Design System Metrics)를 참고해 지금 우리가 집중해야 하고 측정할 수 있는 지표로 스캐폴드 시스템 파일을 확인한 구성원의 수를 선정했습니다. 사내 공유 이후 한 달 이내에 파일을 확인해 본 구성원이 얼마나 되는지 파악한 결과, 디자인 시스템 관련 직군 구성원 중 21% 정도가 확인한 것을 알 수 있었습니다. 스캐폴드 시스템의 업무 적용을 위해 해결해야 할 문제로 더 많은 구성원에게 알리기를 우선순위에 놓을 수 있었죠.
3. 구성원의 관심을 위한 행동하기
더 많은 피엑스디 구성원이 스캐폴드 시스템을 알 수 있도록 다양한 방법을 고민했습니다. 정기적인 세미나 개최, 안내 영상 제작 등 말이죠. 하지만 사내 스터디로 프로젝트를 운영하는 상황을 고려하면 모두 지속 가능하지 않은 방법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우선 인터뷰를 진행하기로 했고, 그중에서도 특히 확인율이 낮았던 기획 직군을 대상으로 삼았습니다.
인터뷰를 통해 기획 직군이 필요로 하는 새로운 요구 사항을 발견할 수 있었는데요. 금액, 축약 표기 등을 위한 공통 표기 정책과 자주 쓰는 UX 패턴을 위한 설계서 가이드가 디자인 시스템에 반영되면 좋겠다는 의견을 수집했습니다. 곧바로 이를 반영해 보기로 했죠. 스캐폴드 시스템의 완성도를 높이는 건 물론, 더 많은 구성원의 관심을 끌 수 있겠다는 판단에 따른 결정이었습니다. 인터뷰에서 얻은 인사이트를 바탕으로 스캐폴드 시스템의 콘텐츠를 보완했고, 아래 이미지처럼 피엑스디 구성원에게 공유했습니다.
보완된 스캐폴드 시스템의 공유 이후, 약 21%에 머물던 구성원의 파일 확인율이 약 57%까지 늘어났음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물론, 파일을 확인하는 일이 끝은 아닙니다. 구축한 스캐폴드 시스템이 실제 업무에 얼마나 적용되는지가 중요하죠. 지금도 계속해서 프로젝트별 스캐폴드 시스템의 채택 여부와 개선이 필요한 부분을 점검하고 있습니다. 클라이언트의 디자인 시스템이 있어 스캐폴드 시스템을 적용하지 못하는 경우를 제외하고, 약 83%의 프로젝트가 스캐폴드 시스템을 적용하고 있음을 확인했습니다.
모두의 든든한 스캐폴드가 될 수 있도록
스캐폴드 시스템을 구축하는 과정은 단순히 하나의 시스템을 만드는 일에 그치지 않고, 참여한 인원이 새로운 업무 수행 방식을 탐구하며 성장할 좋은 기회였습니다. 여전히 해결해야 할 과제가 많이 남아 있지만, 지금까지와 앞으로의 경험을 모아 더 완성도 높은 디자인 시스템으로 발전시키고자 합니다. 꾸준한 피드백과 개선을 통해 구성원의 업무 효율을 높일 수 있는 든든한 도구로서 자리 잡을 수 있도록 노력할 계획이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