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ocializing'을 도와주는 UI

2011. 4. 30. 13:48UI 가벼운 이야기
알 수 없는 사용자

1. 들어가기
먼저 제품 하나를 소개하려고 합니다. 스웨덴 디자이너 데이빗 에릭슨이
디자인한 '
Void watch'라는 손목시계로 아래 사진처럼 크게 두 가지 모델을 제공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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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모델의 차이점이 무엇일까요? 단순히 디지털과 아날로그일까요?
제가 생각하는 차이점은 '시간을 보기 쉽다'와 '시간을 보기 어렵다'입니다. 

하지만 저는 사용성이 극악인 우측 모델(V02)을 구입하였습니다.
그 이유는 대화의 스토리텔링을 이끌 수 있는 매개체가 될 수 있다고 생각했기 때문이죠. 

장면을 그려보면 이 제품을 처음 보는 사람은 시간을 보는 방법에 대해 물어보게 됩니다.
그리고 시계 주인은 자연스럽게 시계의 매력에 대해 설명하게 되죠.
차의 계기판을 연상시키는 디자인과 시간을 보는 방법을 소재로 대화가 생성됩니다.
디지털 방식의 좌측 모델(V01)에서는 상상하기 어려운 장면입니다.

이처럼 사람과 사람이 만나는 접점에서 'Socializing'을 도와주는 제품은 손목 시계 외에도 여러가지가 있습니다. 



2. 'Socializing'을 도와주는 제품들

2010 UX Symposium에서 이건표 교수도 이와 같은 맥락에서 네스까페 캡슐 커피 머신를 소개하였습니다. 회사 휴게실의 커피 머신기 앞에서 가지각색의 커피 캡슐로 대화를 유발할 수 있는 것이 제품의 성공요인으로 보았죠. 이는 많은 종류의 커피 캡슐 때문에 대화 형성이 쉽기 때문입니다.















사례를 한 가지 더 살펴보면 아래의 시력 측정 티셔츠도 'Socializing'을 도와주는 대표적인 제품입니다. 
엘리베이터 안에서 낯선 동료들과 어색한 시간을 보내본 경험이 있으신가요? 이 제품은 직장 동료가 당신의 티셔츠를 보고 자연스럽게 말을 불이고 시력테스트를 흉내내는 장면으로 쉽게 전개가 됩니다. 시력 테스트라는 스토리를 티셔츠라는 매개체가 품고 있기 때문이죠.













이러한 제품들은 사람과 사람의 만남에 있어서 본연의 기능 외에도 자연스럽게 기능을 수행합니다. 네스까페 캡슐 커피머신은 본래의 기능인 다양한 커피 제공 외에도 십수가지 이르는 커피의 대한 스토리를 제공하며 시력 측정 티셔츠는 누구나 한번쯤은 경험하였을 시력 테스트를 엘리베이터 안에서도 연출이 가능하기 때문입니다. 그렇다면 디지털에서는 어떻게 적용되고 있을까요?




3. 'Socializing'을 도와주는 UI
오프라인에서는 사람과 사람이 만나는 접점이 휴게실, 엘리베이터, 까페 등이지만
온라인에서는 커뮤니티, 메신저, SNS, 다중 접속 게임 등이 이에 해당이 될 것입니다.

아무래도 대표적인 예는 메신저의 대화명과 프로필 사진일 것입니다.

메신저의 대화명과 프로필 사진의 본래의 기능은 대화에 필요한 닉네임및 얼굴 정보만 표시하면 됩니다. 하지만 사용자들은 대화명과 프로필 사진에서 현재 기분이나 소식, 요청 등으로 다양한 목적으로 'Socializing' 도구로 활용하고 있습니다. 만약 대화명이 닉네임으로만 가능하였다면 대화를 이끌 수 있는 여지가 크게 감소하게 되겠죠.

이외에 싸이월드의 미니홈피 배경음악도 해당 사례라고 볼 수 있습니다. 
단순히 백그라운드 음악으로만 기능하지 않고 그 음악에 담겨진 장르, 뮤지션 등에 담겨진 스토리를 방문자에게 소구하기 때문이죠. 












'카카오톡'이나 '마이피플'과 같이 모바일에 특화된 메신저의 경우 위치기반 정보가 'Socializing'을 이끌 수 있습니다. 
'현재 내 주변에 있는 친구보기'나 현재 대화중인 화면에 상대 위치 정보가 표시된다면 단순히 위치 정보를 알려주는 것 이상으로 대화를 걸 수 있는 구실이 제공되기 때문입니다.

















4. 정리하며
세상에는 특별하고 매력적인 이야기들이 끊임없이 생산되고 있습니다. 그렇게 탄생한 이야기들은 쓰고 있는 제품, 생활하고 있는 공간, 불려지는 닉네임, 살고 있는 도시 심지어 위 속에서 소화중인 음식물에도 숨겨져 있죠. 보통은 이것들을 대화 또는 블로깅으로 꺼내려고 합니다. 하지만 이 방법만이 전부는 아닐 것이라 생각되었고 사람과의 관계에서 사용되는 다양한 제품들이 본연의 기능 이상으로 'Socializing'을 도와주는 것에 주목하였습니다. 그리고 디지털에서도 해당 사례 및 가능성을 살펴보았습니다. 마지막으로 'Socializing'이라는 정의 자체가 광범위한 성격을 띠고 있기 때문에 충분히 이견이 있을 수 있다고 생각됩니다. 따라서 단순히 개인의 견해임을 밝히며 글을 마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