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indows 8 Real User Test 파문

2012. 3. 26. 20:24UI 가벼운 이야기
이 재용

2012년 3월 7일에 Chris Pirillo라는 블로거는 새로 나온 Windows 8을 자기 아버지에게 써 보라고 하고, 비디오로 그 모습을 촬영했다. 마이크로소프트(MS)의 차세대 운영체제 ‘윈도우8′의 일반사용자용 미리보기 버전인 ‘컨슈머 프리뷰’가 스페인 현지시각으로 2월29일, ‘모바일 월드 콩그레스(MWC) 2012′ 현장에서 공개된지 8일 만이었다.




그 동영상은 많은 사람들에게 공감을 불러 일으켰고, 3월26일 현재, 63만 뷰 이상을 기록하고 있다.

[동영상] How Real People Will Use Windows 8

물론 70대 정도로 보이는 노인이 사용하는 것이라, 일반 사람들의 이야기가 아닐 것이라고 치부할 수는 있지만, 10년 이상 윈도즈를 사용해온 분이라는 주장으로 문제의 심각성을 부각시키려 했다. 많은 사람들이 새로운 시스템에 적응하는데 시간이 걸리는 것은 당연하다고 반박하자, Chris는 자기의 아버지에게 맥 OS X를 사용해 보라고 하고, 역시 촬영했다. (그동안 맥 OS는 전혀 사용한 경험이 없다고 한다) 맥을 큰 무리없이 사용하자, 좀 더 많은 사람들이 공감을 했고, 그래서 여기 저기서 따라 하는 비디오가 우후 죽순처럼 나왔다. 아버지, 할아버지, 할머니 등등... 기술 전문가라는 사람들까지도 공감을 했는지, '시작'버튼을 되살리기 위한 팁들이 블로그로 올라왔다. ('윈도우8'에서 '시작' 버튼 되살려보자) 물론 디바이스별 OS가 통합되어 가는 상황에서 마이크로소프트가 선택한 이유는 분명하다. 파괴적 혁신을 단행할만큼 절박한 것도 이해가 된다('시작' 없는 혁신의 시작, '윈도우8'). 그렇더라도 이렇게까지 일반 사용자들이 괴로워할 거라는 것을 알면서 출시를 해야할까?

일반 사용자라면, 편리하면 쓰면되고, 불편하면 안 쓰면 된다.
하지만 당신이 UI/UX 전문가라면, 어떻든 입장을 내 놓아야 한다. 비디오의 제작자들과 함께 마이크로소프트를 조롱하는 편에 설 것인가? 아니면 마이크로소프트의 정책적 결단을 지지하는 편에 설 것인가?

만약 아이폰 출시 전에, 아무 사용자에게 폰을 던져주고, 사진을 확대해 보라고 한다면, 그 사용자는 핀칭을 해 낼 수 있었을까? 지금은 너무나 당연해 보이지만, 쉽지 않았을 거라고 추측한다. 왜냐하면 현실 세계에서 우리는 한 번도 사진을 확대하기 위해 핀칭을 사용하지 않았다. (홈버튼) 더블탭 같은 것이 보통 사람들에게 거의 사용하지 말라는 것과 같은 UI인 것은 그 이전의 많은 user research 자료에서 반복하여 들어난 진실이다. 다만 애플 같은 경우, 자신들이 만든 것을 일반 사용자들이 마구잡이로 난도질하기 전에, 멋지게 사용하는 법을 비디오로 보여주고, 열성적인 지지자들이 그걸 퍼 나르고, 전체 대중이 따라하도록 하는 매우 효율적인 지식 전파 수단을 갖고 있기 때문에 웬만한 인터페이스들이 모두 처음부터 알았던 것처럼 느껴지는 것일 뿐이다.

애플의 교훈을 살펴보면, 마이크로소프트가 지금 해야할 일은 분명하다. 많은 사람들이 적응할 수 있는 방법을 주되, 가장 핵심적인 어려움에 대해서는, 그것이 정말 혁신에 필수적이라면(-이 부분은 Windows 8을 직접 써보지 않아서 확실하지 않다) 멋진 사람들이 멋지게 알리는 것이다. 정식 제품이 출시되고 많은 사람들이 구입을 시작할 때 쯤엔 '상식'이 되도록. 아울러 첫 눈에 모르더라도, 지속적으로 사용하면서 계속 문제가 되지는 않는지 점검하는 일이다.

놀라운 것은, 현재 몇몇 (미국의) UI 전문가들도 단지 이 비디오들만을 근거로, 마이크로소프트가 사용자를 무시하고 있다는 입장에 서고 있다는 점이다. 아마 한국의 많은 '전문가'들도 그럴 것이다. 가장 무서운 것은 얼치기 UI 전문가의 User Test일텐데도 말이다.

이 글의 요지는 Windows 8이 잘했다, 못했다는 평가가 아니라, 단순히 처음 사용자들이 어려워하는 것만으로 판단을 끝내서는 안된다는 것이다.

[참고##Window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