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후감] 디자인 씽킹 The Design of Business

2012. 10. 17. 09:22리뷰
이 재용

디자인 씽킹 The Design of Business
로저 마틴 지음 / 이건식 옮김 2009

디자인 씽킹이란? 경영자적 마인드와 반짝이는 아이디어가 공존하는 생각의 최고지점. 생각의 가장 완벽한 방식은 분석적 사고에 기반을 둔 논리와 직관적 사고에 근거한 크리에이티브가 역동적으로 상호작용하면서 균형을 이루는 것.(표지)

사실 디자인 사고(design thinking. 디자인 씽킹, 디자인적 사고 등 다양한 말이 있으나 이 말로 통일하겠다)에 대한 다양한 견해 가운데 대부분은 동어반복적 논리이다. 예를 들면 디자인 사고는 디자이너가 사고하는 방식이라든지, 아니면 혁신적 결과가 나온 것은 모두 디자인 사고라든지 하는 설명이다. 이 책도 그 범주에서 크게 벗어나지는 않는다. 다만, 책을 전개하는 과정에서 그것이 무엇인가하고 설명하는 내용이 설득적인 부분이 많이 있다. 저자의 논리를 따라가 보자.

1. 기업이 성장하면 알고리듬화 한다.
대개의 경우 처음에는 미스터리한 세상이다. 과학적 연구이든, 새로운 사업이든 세상을 살펴보면 잘 하는 사람이 있는 반면 못 하는 사람이 있다. 잘 한다고 하는 사람을 찾아가 물어봐도 무엇 때문에 자기가 잘 하는지 모르는 경우가 많다. 이들은 문제를 직관으로 해결하는 단계에 있다. 저자는 세 가지 단계를 제시하는데(p23) 

직관으로 해결(Mystery, 말로 표현할 수 없는)
-> 경험 규칙 (Heuristic, 느슨한 형태의 조언으로 표현)
-> 알고리듬 (Algorithm, 모든 것이 예상 가능한)

처음 사업을 시작하면, 남들은 느끼지 못 하는 것으로 성공을 한다. 햄버거 가게를 냈는데, 웬지 이렇게 하면 잘 될 것 같다. -> 대개 이렇게 하면 잘 될 것 같은 형태로 규칙화한다 -> 햄버거 패티의 두께, 굽는 시간까지 모두 매뉴얼화하여, 실패를 없앤다(맥도날드 사례). 이런 식으로 사업이 발전하게 된다는 것이다.

2. 기업이 성장하면 분석적 사고를 한다.
처음엔 주먹구구로 경영하지만, 계속 그렇게 성장할 수는 없기 때문에 데이터를 분석하고 소비자를 조사하고, 좀 더 신뢰할 수 있는 방법을 찾게 된다. 이 때 필요하다고 많은 사람들이 조언하는 것이 분석적 사고이다.(p18)

A. 분석적 사고(Analytical Thinking) : 연역적 추리(deductive reasoning)와 귀납적 추리(inductive reasoning)를 이용하여 데이터를 체계적으로 분석하고 방법을 결론내는 것.
B. 직관적 사고(Intuitive Thinking) : 분석과 소비자 조사를 하는 순간 창조성은 사라진다라고 주장. 추론하지 않고 사물을 이해하는 방법.
C. 디자인 사고(Design Thinking) : 분석적 사고의 숙련과 직관적 사고의 창조성이 역동적으로 상호작용하여 균형을 이룬 방법(p21)

대개의 기업은 직관적 사고에서 출발하여 사업을 시작하지만 성장할 수록 자신의 알고리듬을 정교화하게 되고 결과적으로 점점 분석적 사고에 의존함으로서, 직관적 사고에서 멀어지게 된다. 그러나 진정으로 혁신적인 기업은 이 두 가지 사고를 역동적으로 활용하는 디자인 사고를 해야한다.

디자인 사고의 핵심은 귀추논리(abductive reasoning)이다. p45 

이 개념은 19세기에서 20세기로 넘어오는 시기에 활동했던 철학자 찰스 샌더스 퍼스 Charles Sanders Peirce가 처음 도입했다. 퍼스의 중요한 통찰은 새로운 생각이나 개념 혹은 아이디어를 '미리' 증명하는 것은 불가능하다는 것이다.p45

3. 기업이 성장하면 신뢰성을 추구한다.
대부분의 기업은 타당성 보다는 신뢰성을 추구한다. p 47

신뢰성(Reliability)의 목표는 예측 가능한 결과를 일관되게 창출하는 것 p62
타당성(Validity)의 목표는 원하는 목적에 부합하는 결과를 창출하는 것 p63 

타당성이란 계량적인 측정만으로는 추구하기 어려운데, 이러한 측정은 미묘한 차이와 맥락을 제거하기 때문이다. 대부분의 혁신적인 결과는 반복하여 나타나는 흔한 데이터를 모아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라, 예외적이지만 의미있는 작은 신호(weak signal)를 찾아내어 가능하게 된다. 

대다수의 거대 기업 조직에서 타당성이 경시되고 신뢰성이 중요해지는 이유(p71)는,

a. 검증 요구(어떤 관념이 실행되기 전에 그에 관한 검증이 요구된다는 점)
b. 주관 배제(주관적인 판단의 개입을 회피하려는 경향)
c. 시간 부족(오래 고민할 필요없이 자동으로 빨리 판단하려 함)

그러나 저자는, 과거의 데이터가 미래를 설명할 수 없으므로 새로운 생각을 검증할 수 없으며, 흔한 데이터를 모아서는 새로운 생각을 만들 수 없으므로 주관을 배제할 수 없고, 관례에 따른 빠른 판단이 새로운 생각을 만들 수는 없다고 주장한다.

따라서, 디자인 사고에서는 이러한 신뢰성과 타당성을 함께 고민하는 것이 필요한데, 어느 하나로 선택/집중을 하기 보다는 균형을 갖추는 것이 중요하다고 주장한다.

여기까지가 책의 절반이고, 후반부는 디자이너의 사고 방법/지식 체계 등을 다루고 있다.

아이디오IDEO의 팀 브라운 Tim Brown이 "디자인적 사고란 소비자들이 가치 있게 평가하고 시장의 기회를 이용할 수 있으며 기술적으로 가능한 비즈니스 전략에 대한 요구를 충족시키기 위하여 디자이너의 감수성과 작업방식을 이용하는 사고 방식이다" 정의한 것을 활용하여 어떤 생각들이 디자인 사고일 수 있는지를 설명한다. p97

특히 디자이너가 사용하는 핵심 도구를(p134)

* 관찰(Observation) 단순 질문보다 인류학적 접근을 통해 깊고 세심하며 개방적인 관찰을 한다.
* 상상(Imagination) 관찰 결과 나온 작은 신호를 최대한 의미있게 설명하려는 귀추 논리 적용. 프로토타이핑 & 테스트.
* 구성(Configuration) 자신의 통찰과 새로운 해법이 잘 들어맞도록 사업을 구성하는 과정

으로 설명한다. 

책은 다양한 사례를 이용하여 저자의 생각을 설명하는데, 사례 자체는 매우 흔한 것들이라 큰 흥미가 일지는 않는다.

이 책이 흥미로운 점은, 디자인 사고에 대해 사고의 방법으로서 철학적인 접근을 하고 있다는 점. 그리고, 디자이너들이 일상적으로 하는 작업 (예를 들면 피엑스디에서 항상 진행하는 프로세스)들을 비디자인적인 용어로 똑같이 설명하고 있다는 점이다. 그래서 읽으면서 아, 내가 하는 작업을 이렇게도 설명할 수 있겠구나! 하는 감탄도 들고, 때론 내가 지금까지 이런 느낌이었는데 설명하지 못 했던 것을 대신 설명해 주는 듯한 쾌감도 든다. 예를 들면 이런 부분이다.

과거는 미래를 설명하지 못 한다. 그런데 뭘 증명하란 말이냐... 증명 가능하다면 그건 진짜 새로운 것이 아니다. 

[참고]
위키피디아(책 설명)

[참고##디자인 사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