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움 10주년 기념전 - 교감

2014. 9. 16. 01:00GUI 가벼운 이야기
이 재용

리움개관 10주년 기념전 - 교감
Beyond and Between
2014.8.19 - 12.21
화-일, 10:30-18:00
일반인 10,000원.

한남동에 있는 삼성미술관 리움이 올해로 개관 10주년을 맞았다. 이번 전시는 개관후 최초의 전관 전시로, 그동안 상설 전시관과 별개로 특별 전시를 해 오던 것과 달리, 리움의 소장품을 중심으로 모든 관을 하나의 주제로 묶어 전시를 한다.

한국 고미술 상설 전시실 M1은 '시대교감(時代交感)'을 주제로, 우리 고미술의 대표적 소장품과 현대미술 작품을 함께 전시하여 시간을 초월한 예술 작품 간의 교감을 시도하였다. 현대미술 상설 전시실 M2에서는 동시대 미술의 동양과 서양간 예술적 교감을 '동서교감(東西交感)'이라는 주제로 다루었다. 한편, 기획전시실에서는 '관객교감(觀客交感)'을 주제로 하여 소통과 참여를 극대화하는 작품들을 전시함으로써, 관람객과의 소통이 점차 중요해지는 현대미술과 미술관 문화의 변화를 담아내고자 하였다.
따라서 우리 고미술 사이에 놓여 있는 현대 미술 작품들을 볼 수 있고, 현대 미술에서도 기존에 보이지 않던 색다른 시도의 작품들이 있다.

팁1
기존에 리움 상설전시를 기억하고 있던 사람들은 무엇이 바뀌었는지를 찾아보는 것도 재미있을 듯 하다. 여러번의 교체 작업에도 늠름히 자리를 지키던 유명 작품들이 꽤 교체가 되었다. 예를 들면 김환기의 '어디서 무엇이 되어 다시 만나랴'라든지, 박수근의 '아기 보는 소녀' '귀가', 제프 쿤스의 '리본을 묶은 매그러운 달걀', 2관 문에 설치되어 있던 펠릭스 곤잘레스-토레스의 '무제(시작)' 등이 창고로 들어갔다.

또 기존에 1관 가운데 매달려 있던 (아마 펠릭스의 작품?) 것이 사라지고 한 동안 비어있던 그곳에 최정화의 '연금술'이 매달렸다든지, 내려오는 계단에 있던 서도호의 모기장 같은 '계단'이 있던 자리에 올라퍼 엘리아슨의 '중력의 계단'이 설치되는 등, 같은 공간이지만 다른 작품이 설치된 곳도 재미있게 느껴질 수 있다. 마지막으로 평소에 전시 공간으로 잘 안 쓰이던 구석진 곳을 활용한 것도 재미있었다.

팁2
불확실한 정보로 왜곡되는 진실과 인간의 욕망을 보여주는 나와 고헤이의 ‘픽셀-중첩된 사슴 #6’은 입구에 있기 때문에 의외로 놓칠 수 있다. 기획 전시실의 칠교 놀이 공간은 아래 쪽에도 놀이하거나 앉아서 쉴 수 있는 공간이 있다. 꼭 서도호가 애벌레로 만들었을 것 같은 스타킹 재질의 작품은 에르네스토 네토의 '심비오테스튜브타임–향기는 향꽃의 자궁집에서 피어난다'라고 한다. 가운데도 공간이 있는데 여기는 신발을 벗고 밟아 볼 수 있다.
에르네스토 네토의 '심비오테스튜브타임–향기는 향꽃의 자궁집에서 피어난다' 출처:리움 홈페이지
역시 기획전시실의 q0는 문경원/전준호의 재미있는 영화인데, 이 작업의 소재가 된 '금은장 쌍록문 장식조개'는 원래 상설 1관에 있던 작품인데, 기획전시실로 옮겨 전시되고 있으나, 영화 스크린 뒤에 있는 관계로 아무도 찾는 사람이 없는 것 같았다. 사실 영화를 보다보면, 상설관에 놓여진 장면이 나와서 아들과 함께 상설1관에 다시 가 보았더니 안내하시는 분이 기획전시실 스크린 뒤에 있다고 해서 다시 가 볼 수 있었는데, 거기를 보고 나면, 이 영화의 첫 장면이 왜 그렇게 시작하는지 이해가 간다.
문경원/전준호의 q0 출처:리움 홈페이지
마지막으로 기획전시실 아래 층에서 에스컬레이터 타고 올라가기 전에 보아야할 곳이 오디오 방과, (평소 강의실로 쓰이던 곳을 바꾼) 펜으로 직접 그림을 그려볼 수 있는 방이 있다.

팁3
필자와 같이 미술에 조예가 없는 이들은 아무래도 '유명하다는' 작품을 놓치지 않고 보는 것이 당연할 것 같은데,
겸재 정선의 ‘금강전도’(국보 217호)와 ‘인왕제색도’(국보 216호), 단원 김홍도의 ‘군선도’(국보 139호), ‘신라 백지묵서 대방광불화엄경’(국보 196호), ‘아미타삼존내영도’(국보 218호), 백자호(국보 제309호). 작품 가운데 국보급 24점과 보물급 34점 등 주요 유물만 50점이 넘는다. ‘금강전도’와 ‘인왕제색도’를 한 자리에서 보기는 처음이다. 출처:중앙일보
또 고미술 말고도, 데미안 허스트의 '피할 수 없는 진실' 리히터의 '925-4 줄무늬' 로니 혼의 '열개의 액체 사건'도 매우 흥미로운 작품이다.
데미안 허스트의 '피할 수 없는 진실' 출처:리움 홈페이지
팁4
2관에 있는 최우람의 '이마고'는 아주 가끔 움직인다!

팁5
작품을 크게 돌려 볼 수 있는 디지털 인터랙티브 시스템(DID - Digital Interactive System)이란, 삼성전자의 고화질 디스플레이와 리움 미술관의 디지털 인터렉티브 솔루션이 결합되어 만들어진 전시 기법인데, 작품을 8천만 화소로 촬영해, 원본을 6배 확대해서 볼 수 있고, 360도 회전도 가능하다. 엄청나게 기발하진 않지만 정말 '편리'하다.

다만, 이 시스템이 레드닷을 수상했다면서 커다랗게 자랑해 놓은 문장에는 모든 것을 리움에서 한 것처럼 써 두었는데, 정말 아무런 협력업체 없이 자기들 스스로 했을까? 인터넷을 검색해 보면 탱고마이크라는 회사가 검색되는데, 협력 업체의 기여도가 얼마인지는 알 도리가 없으나, 아쉬움이 남는다.

[참고##전시와 작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