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 10. 20. 07:50ㆍUX 가벼운 이야기
프로젝트 매니저 혹은 팀장으로서 구성원 또는 팀원과 면담을 해야 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보통은 일이 잘 될 때보다는 잘 안 되거나 구성원들이 어려움을 겪고 있을 때 면담을 하게 됩니다.
팀장: “요즘 어때요? 진행하는 프로젝트가 어려운 상황이라는데 정말 그런가요?”
팀원: “네, 좀 어렵네요. 애초부터 일정이 말도 안 되게 짜여 있고, 인원도 더 필요합니다. 클라이언트도 변덕이 심하고 우리를 파트너로서 존중하는 마음도 없어요. 팀원들도 점점 지쳐가고요. “
팀장: “…”
매우 자주 접하게 되는 상황입니다. 여러분이 팀장이라면 어떤 말을 해 줄 것 같은가요? 종이에 한번 써보고 그 이후 팀원과의 대화가 어떻게 전개될지 잠시 상상해 보시기 바랍니다.
저의 경우 보통 다음과 같이 대응했던 것 같습니다.
“프로젝트가 다 어렵죠, 제일 어려운 게 뭐예요?”
“일정에 맞추어 꼭 필요한 것부터 해야죠. 어차피 다 할 수는 없어요”
“인원은 계약에 따른 것이라 어떻게든 그 안에서 효율을 내야 해요”
“클라이언트가 변덕이 심하면 문서화를 해야죠. 합의한 걸 증거로 남겨놓고 나중에 변덕을 부리면 이걸 보여주고요”
“다들 지쳤다니 안타깝네요…이번 보고 끝나면 기분도 풀 겸 회식이라도 할까요?”
프로젝트에서 어려움을 겪는 팀을 위해 해법을 제시해 주거나 힘내라고 위로하려는 의도인데, 사실 이게 잘한 것인지 효과가 좋은지 어떤지는 알기 어렵습니다. 또 이런저런 해법과 조언을 해 주어도 ‘알고 있지만 이번엔 그 방법으로 해결이 안 되는 이유’가 꼬리에 꼬리를 물고 이어집니다. 이렇게 하다 보면 팀장으로서 타이르기도 하고 달래주기도 하고 화를 내기도 하고… 그저 최선을 다해서 해결해 주려고 노력하지만 결국 '담당자의 역량의 문제'라고 생각하게 됩니다. 그리고는 다음과 같이 혼잣말을 합니다.
“어디 일 잘하는 괜찮은 사람 없나?”
올해 초 애자일 코치 김창준님의 AC2(애자일 코칭) 교육을 받으며 동기강화 상담(Motivational Interview, MI)이라는 분야를 처음 알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위와 같은 조직 내 면담 상황에서 구성원 상담과 동기부여의 관점에서 도움이 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어 이에 대한 글을 쓰게 되었습니다. UX에서 사용자를 이해하기 위한 인터뷰 기법의 기본적인 틀은 임상심리상담 기술에 근간을 두고 있는데요, 동기강화 상담(MI) 기술 역시 이의 한 영역입니다.
동기강화 상담(MI : Motivational Interview)이란?
임상 심리학자 인 William R. Miller와 Stephen Rollnick이 개발한 상담에 관한 접근 방식입니다. 상담 과정에서 내담자*가 양가감정**을 탐구하고 해결하도록 돕고, 내재된 변화 동기를 증진시키고 스스로 행동을 변화시키도록 돕는 내담자 중심의 임상적 면담방식(위키피디아)입니다.
*내담자 : 상담 받는 사람, client, interviewee
**양가감정 : ambivalence, 어떤 한 대상에 대해서 정반대 되는 감정을 동시에 느끼는 것, 예를 들어 알코올 중독자의 입장에서 술을 끊어야 한다는 마음과 마시고 싶다는 마음이 동시에 존재
다소 생소한 영역으로 보일 수 있을 텐데요, 정리하면 동기 면담이란 ‘해답은 문제를 겪고 있는 본인(인터뷰이, 내담자)에게 있다’는 믿음 하에 공감하고 협력하면서 변화의 목표의 동기를 드러내고 강화하여 행동을 변화시키고 변화 목표를 이루도록 돕는 면담 방법입니다. 저는 이 기법을 잘 응용하면 조직 관리 측면에서의 코칭 면담 스킬에 도움이 되지 않을까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다음은 온라인으로 5주간 진행된 동기 면담 치료 무결성 코딩 교육(MITI : Motivational Interview Treatment Integrity)을 계기로 조직 관리 관점에서의 응용 가능성에 대한 저의 인사이트를 정리해 본 것입니다(제가 아직은 입문한 지 얼마 되지 않아서 잘못 이해한 부분이 있을 수도 있습니다, 보충 의견이나 토론 환영합니다!)
공감이 때로는 독이 될 수도 있다?!
면담 과정에서 공감을 잘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했던 저로서는 상당한 충격을 받았습니다. 공감이 중요한 것은 맞지만 핵심은 ‘어느 포인트에 공감을 표시하는가’이고 이에 따라 상대방(피면담자, 팀원)의 행동에 전혀 상반된 영향을 준다는 것입니다. 갈등이 발생하는 지점에는 대개 양가감정(위 각주 참조**)이 존재합니다. 예를 들어 진행 중인 프로젝트에서 어려움을 겪고 있을 때 이를 ‘회피하거나 포기하고 싶은 마음’과 ‘어떻게든 극복해보려는 마음’입니다. 면담 중에는 힘든 일, 어려운 상황에 대한 하소연과 불만이 쏟아집니다. 본인이 아무리 노력을 해도 극복할 수 없는 상황이고 현재로서는 방법이 없고 절망적이라는 말과 함께 말입니다. 이때는 당연히 팀원의 어려움에 공감을 하는 것이 먼저겠죠? 맞습니다.
팀장: “정말 어렵고 힘들겠네요, 그 상황이면 정말 어려울 수밖에 없죠…”
팀원: “정말 그래요, 지난번엔 어떤 일이 있었냐면요…”
... 자연스러운 대화입니다. 팀원은 어려움에 공감해주는 팀장의 말을 이어받아 계속해서 어려운 상황과 그럴 수밖에 없었던 상황을 말하게 됩니다. 이와 같이 어려움에 공감하고 위로해주면서 대화를 이어갈 수 있게 됐지만, 팀원이 이야기하는 '부정적인 상황'에 대하여 지속적으로 공감을 해준다면 어떻게 될까요? 위의 대화의 패턴을 반복해보시면 쉽게 알 수 있습니다. 공감을 하면 할수록 '현재의 어쩔 수 없는 상태'를 재확인하고 강화하게 됩니다. 결과적으로 잘 안 되는 이유만 자꾸 확인하게 되고 긍정적 변화의 가능성이 점차로 줄어들게 됩니다. 이 상태가 답답한 팀장은 뭔가 해법을 주고 싶은 마음에 다음과 같이 말합니다.
팀장: “힘들더라도 그럴 땐 이렇게 해야죠”
팀원: “…”
팀원이 뭐라고 말을 할까요?
대화의 '부정적인 꼬리'를 잡지 말고 '긍정적인 실마리'를 계속해서 찾아라
위의 대화와 같이 처음에는 상대방의 어려움에 공감을 해주면서 시작하는 것이 좋습니다. 그러나 여기에 계속 머무른다면 '현재의 어려움'은 점점 더 공고해집니다. 즉, 신속하게 긍정적인 변화의 가능성을 찾아야 합니다.
팀원: “(낙담하며) 잘해보려고 정말 이런저런 시도를 했는데 결국 잘 안됐어요, 상황이 너무 안 좋았던 것 같아요”
팀장: “그렇게 어려운 상황이었는데도 그런 노력을(시도를) 하셨네요, 대단합니다. 해보니 어땠어요?”
라고 한다면, 실패한 결과에 머무르지 않고 잘해보려고 시도했던 노력에 대화의 초점이 놓이게 됩니다. 변화를 위해 노력한 것에 대해 팀장님으로부터 인정받는 느낌을 주는 것이죠. 팀장이 “에이~ 그땐 이렇게 했어야죠”라고 했다면 그 이후의 대화가 어떻게 전개될지 한번 상상해보시기 바랍니다.
즉, 대화의 흐름에서 ‘부정적인 꼬리’를 잡지 않도록, ‘긍정적인 실마리’를 계속해서 찾아내어 연결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현실의 어려움에 공감을 해 주더라도 곧바로 '긍정적 변화를 위한 노력 또는 마음가짐'을 지속적으로 일깨우고 자극을 주는 것이 중요합니다.
팀장: “…결과가 마음에 안 들긴 했지만 그래도 그런 시도가 필요하다고 생각했네요”
팀원: “그렇죠, 그런 시도가 중요하다는 건 다른 팀원들도 알아요, 잘 안되긴 했지만요”
팀장: “결과가 별로 마음에 들지는 않았지만 그래도 팀원들은 노력을 인정을 해줬고요”
팀원: “맞아요, 그래서 결과를 받았을 때 팀원들하고 이게 왜 잘 안됐을까 이야기를 했어요…”
팀장: “아, 팀원들과 회고를 해 본 거네요, 여러 가지 발견한 것들이 많았을 것 같아요”
팀원: “네, 정말 그렇더라고요, 예를 들면…”
위의 대화에서 팀장이 지속적으로 긍정적인 실마리를 붙잡으면서 공을 넘겨주고 있기 때문에 팀원의 반응도 결국엔 긍정적으로 이어지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긍정적인 공을 던지면 대체로 긍정적인 공이 되돌아옵니다. 참고로 상담기법에서 상대방이 말한 것(생각, 의도)을 다시 반복해주는 것을 반영(reflection)이라고 합니다. 이렇게 함으로써 상대방의 말과 행동을 지지하는 느낌을 주면서 상대방이 지속적으로 이야기를 풀어나갈 수 있게 공을 되돌려 줄 수 있습니다.
반면에 상대방이 어렵고 힘든 점이나 부정적인 이야기 했을 때 이를 지속 반영하게 되면 이후의 대화도 부정적인 방향으로 흘러갑니다. 긍정적인 변화 대화의 기회가 점점 줄어드는 것이죠. 이때에는 어렵고 힘든 부분을 반영하여 공감을 해주더라도 곧이어 긍정적으로 변화시키려 한 행동(조금이라도!)을 찾아 반영함으로써 이후의 대화에서 긍정적인 변화 가능성을 높일 수 있습니다. 위의 대화처럼 말이죠. 이를 ‘양면 반영’이라고 합니다.
해법을 강요하지 말고 함께 찾아라
팀장: “그럴땐 이렇게 해야죠”
팀원: “그렇게 하면 이런저런 문제가 생길 거고, 고객도 받아들이지 않을 것이고 또…”
팀장: “…아니 꼭 그렇게 하라는 게 아니라 이렇게 이렇게… 하라는 거잖아요. 일단 해봐요, 해보지도 않고 부정적으로만 상황을 바라보니 잘 안 되는 겁니다. 제발 해보고 나서 이야기합시다!”
팀장으로서 면담을 하다 보면 답답한 마음에 자꾸만 해법을 주게 됩니다. 그리고 팀원은 그 방법의 문제점을 찾아내어 반론을 합니다. 그러면 팀장은 팀원이 말하는 안 되는 이유에 대해 다시 반박하고 수정된 해결 방법을 제시합니다. 그래도 계속하여 거부하면 이번에는 팀원의 해결 의지가 약한 것으로 간주하여 태도를 문제 삼거나 야단치게 됩니다. 팀장의 강압적인 태도에 결국 수긍하더라도 팀의 분위기나 협력에 도움이 될 리 없습니다.
동기강화 상담에서는 기본적으로 ‘긍정 변화를 위한 지식과 지혜가 피면담자(팀원)에게 있다’고 가정합니다. 즉 팀장의 역할은 팀원이 해 볼 수 있는 방법을 스스로 떠올리고 찾을 수 있도록 자극하고 돕는 것입니다. 해법을 알려주는 역할이 아닌 것이죠. 그렇기 때문에 함께 방법을 찾을 수 있도록 ‘동등한 파트너’가 되어야 합니다.
팀장 : “해결해보려고 다양한 방법을 써 봤을 것 같은데 어때요? 혹시 고민은 했는데 어떠한 이유로 실행에 옮기지 않은 방법도 있었을 것 같은데요…”
이렇게 말을 한다면 팀원은 그동안 자기가 고민했던 것, 해본 것 등 그동안 얼마나 열심히 이 상황을 해결하려고 노력했는지 구구절절 이야기하게 될 것입니다.
팀장 : “아, 이러저러한 이유로 그런 방법을 써 봤고 이렇게 해보려고 했고…(반영). 혹시 제가 도울 수 있는 게 있을지도 모르니 저랑 같이 20분 정도 같이 이야기해 볼 수 있을까요?”
이렇게 이야기할 수 있다면 팀장의 ‘낯선 해법’에 대한 저항을 멈추고 함께 방안을 찾아보는 협력적인 관계가 될 수 있을 것입니다. 즉, 팀장(면담자)이 문제를 정의하거나 행동계획을 알려주는 등의 대화를 주도하지 않아야 합니다. 그리고 팀원(피면담자)이 스스로 떠올린 방안에 대해 평가하거나 논쟁하지 않고, 팀원 스스로 예측해보고 평가하여 추가 개선책을 만들어 갈 수 있게 해야 합니다. 그리고 이러한 과정은 협력적 관계 하에 이루어져야 합니다(... 말처럼 쉽지는 않습니다;;).
'설득하기'와 '맞서기'를 피하라
팀장은 자기의 경험과 지식을 총동원하여 팀원이 처한 상황을 진단하고 어떻게 대처해야 하는지 도움을 주고 싶어 합니다. 이 과정에서 때로는 논쟁을 하고 해법을 제시하고, 근거를 찾고, 우리가 왜 이렇게 해야 하는지 설명하면서 팀원이 이를 받아들이도록 유도합니다. 이 과정을 한 단어로 표현하면 ‘설득하기’ 일 것입니다.
팀장: “이걸 해결하려면 매일 아침 이슈 체크 회의를 해야 해요, 그렇게 하지 않으면 상황 변화를 따라잡을 수 없을 겁니다”
너무 일상적이고 자연스러운 조언 형식의 대화인데요, 동기강화 상담 기법에 따르면 이러한 ‘설득하기’ 대화는 행동변화를 유도하는데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평가합니다. 목표는 팀원이 제대로 업무를 수행할 수 있도록 유용한 정보를 제공하여 잘못된 행동을 개선하도록 유도하는 것입니다. 정보를 제공할 때에는 팀장의 판단이 배제된 객관적 사실 정보를 제공해주어야 합니다. 그리고 팀원 스스로 자신의 행동을 평가할 수 있도록 해 주어야 하고, 개선하기 위한 방법을 찾도록 자율성을 명시적으로 부여해야 합니다. 이러한 방법이 설득하기 대화와 어떻게 다른지 이해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위의 팀장의 멘트를 다음과 같이 바꿔봤습니다.
팀장: “제 경험상 비슷한 경우가 있었는데 이야기해도 될까요?, 그때 우리는 매일 아침마다 이슈 체크 회의를 했고 그 결과 이렇게 저렇게…, 이번 경우에는 어떻게 하는 게 좋을지는 00님이 판단해야겠지만 어떠세요? 00님의 생각을 듣고 싶네요”
여기서 팀장의 경험담은 그 자체로 설득의 의도가 포함되어 있습니다만 '허락을 구하여 설득의 저항감을 낮추는' 방식을 택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상대방의 판단과 선택의 자율성을 강조하여 스스로 해법을 찾아가도록 하고 있습니다. 구체적으로 어떤 표현이 좋을지는 실제로 해보면서 상대방의 반응을 비교해보고 개선하는 연습이 필요합니다.
‘맞서기’는 설득을 위하여(팀장의 의도) 더 강하게 상대방을 밀어붙이는 대화입니다. 당연히 '설득하기'보다 더 부정적인 항목으로 간주 됩니다. 즉, 행동변화의 가능성은 더 멀어집니다. '맞서기'는 직접적으로 반대를 표명하거나, 논쟁, 교정, 수치심을 주거나, 비난하고, 비평하고, 경고하고, 조롱하거나 상대방의 도덕성, 정직성에 의문을 던지는 등의 행동을 말합니다. 여기에는 대화의 톤 역시 포함됩니다. 상대방이 어떻게 받아들이느냐가 더 중요한 것이죠.
“이게 정말 회사 입장을 고려한 행동이라고 생각하시나요?”
“일을 이렇게 처리하시면 안되죠”
“당신이 이렇게 행동을 해버리면 동료들이 어떻게 생각하겠어요?”
...'따끔한 질책'에 해당하는 대화인데요, 제 기억을 떠올려보면, 상황을 해결하도록 도와주려는 마음이 간절할수록, 제가 생각하는 '올바른 방향'으로 팀원을 이끌려는 마음이 강할수록 이렇게 말이 나왔던 것 같습니다. 팀장의 의도가 얼마나 순수하고 좋았는지와 관계없이 오히려 정반대의 결과가 나올 수 있다고 생각하면 참 섬뜩한 일입니다. 이후에 팀장은 자신의 의도와 노력의 순수성만 생각하면서 그만큼 따라주지 않는 팀원을 탓할지도 모릅니다. '... 어디 일 잘하는 괜찮은 사람 없나?'하고 말이죠.
글을 마무리하며
이번 교육 과정을 통하여 그간의 ‘좋은 마음을 가지고 돕고자 했던 많은 면담’이 선한 의도만으로는 불충분하다는 것을 깨닫게 되었습니다. 대부분의 경우 오히려 역효과를 내고 있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마음 한편이 서늘해지기까지 했고요. 그리고 이러한 부분이 배우고 연습하여 얼마든지 향상될 수 있는 학습 가능한 영역임을 알게 되었습니다. 즉, 동기 강화 상담 기술을 통해서 저의 면담 방식을 구조화하고 스스로 평가할 수 있으며, 동료들과 상호 피드백을 통하여 훈련을 하고 기술을 향상할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프로젝트 팀을 이끌게 되는 프로젝트 매니저(PM)들이 이러한 훈련을 적극적으로 하고, 실제 상황에 적용해 나간다면 ‘관리자, 매니저’를 넘어서 ‘코치’로 성장할 수 있지 않을까 기대를 해보게 됩니다.
고맙습니다.
(이 글은 전성진의 브런치에도 동시 발행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