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계기

2010. 3. 18. 12:41GUI 가벼운 이야기
Limho

초등학생 때의 일입니다. (사실 '국민학교'를 다녔기에 그 말이 더 정감이 듭니다만)
사석에서도 한두번 얘기한 것 같네요.

그림에 관심이 많았고, 미술시간이 즐거웠습니다.
그러던 중, 5학년 겨울.. 친형이 고등학교로 올라갈 즈음
그때의 국밍들이야 동아/표준전과 하나면 만사형통이었지만 중고딩형아들은 '교과별 참고서'라는 광범위한? 삶을 살고 있었습니다.
어느날 친형 방에서 본, 새로 산 미술참고서.
그리고 책장을 넘기다가 우연히 보게된 투시도법.. 1점투시, 2점투시, 3점투시...

참고서의 어렵지 않은 설명, 친절한 예시!  두구둥!

서양원근법의 원리를 알게 된 후부터 세상이 달라 보였습니다.
책상, 방안 귀퉁이 박스, 창문 밖 건물 등... '같은 사물이라도 가까이 있는 것은 크고 길게 멀어진 것은 작고 짧게, 평면에서 표현된다... 그걸 왜 몰랐지? 난 역시 천재가 아닌가봐...TT'

그리고 제 스케치북에 있는 그림들을 들춰보았더니 과히 쓰레기더군요.(물론 순수한 시선, 그것 대로의 가치가 충분히 있겠죠. 그 당시 제 맘이 그랬다는 거구요)

그 이후 소방차 그리기 대회에서 투시가 정확히 맞진 않았겠지만 2점 투시로 소방차를 그렸고 좋은 상도 받게 되었습니다.

세상의 이미지를 바라보는 눈과 상상력이 그 일을 계기로 점프가 있었다 생각합니다.
무엇을 안다는 것, 또는 알아낸다는 것에 흥미를 느끼기 시작했던 것도 같구요.

이런 계기들을 경험하고 스스로 만들어 가는 우리팀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점프는 기분 좋으니까요.

Methodology
우리 회사에서도 여러가지 방법론 methodology을 익히다 보면 이런 점프를 경험하게 되는 것 같습니다.
막연하게 생각해왔고 막연하게 실행했던 것들을 누군가가 잘 정리를 해두고 있었던 거죠.
방법론을 맹신하진 말고 자신의 경험과 그간의 고민들을 잘 접목해서 활용할 수 있어야 하겠습니다.

그리고 그런 고민과 경험을 같이 공유하고 토론하면서 더 단단하게 다듬어 갔으면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