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리학 산책 4] 생각에 관한 생각 : 독서 토론회 스케치

2013. 6. 7. 00:01리뷰
알 수 없는 사용자


지난 5월 30일(목)에는 심리학 산책 네 번째 독서 토론회가 열렸습니다. 본 포스팅에서는 토론회에서 나왔던 전반적인 내용을 소개하고자 합니다. 이번 토론회 에서는 마음경험님의 도서 소개 포스팅 중에 있던 생각해 볼 문제들을 중심으로 토론이 진행되었습니다.




Session 1 : 도서 리뷰

이번 토론회의 도서는 '생각에 관한 생각' 입니다. 도서 리뷰는 김규희 선임이 해주셨습니다.

도서 소개 : 생각에 관한 생각




Session 2 : 생각해 볼 문제에 대해서 이야기 해보기

먼저 생각 해 볼 문제 1과 2에 대한 토론이 함께 진행되었습니다.

<생각해 볼 문제 1>
이전에 [심리학 산책]에서 소개했던 '보이지 않는 고릴라', '상식 밖의 경제학'에서 나왔던 여러 사례나 개념들 중에서 시스템1과 시스템2로 설명할 수 있는 것이 있을까? 있다면 어떤 것이 어떤 시스템의 작용으로 설명될 수 있을까?

<생각해 볼 문제2>
내 생활 주변에서 이해하기 어려웠던 인간의 행동과 심리에 대해서도 시스템1과 2로 설명할 수 있는 것은 어떤 것이 있을까?


- 처음 보는 사람을 만났을 때 그 사람에 대한 긍정적인 느낌 혹은 부정적인 느낌을 받는다. 하지만 막상 이야기를 해보면 첫 느낌과는 다른 경우가 있다. 이런 경우 시스템1에서 첫 느낌을 판단하는 것 같다.

- 시스템1은 계산하는 것이 아니라 매칭하는 것 같다. 정확한 답을 얻으려면 모든 시야의 것을 계산한 후 그 중에서 요청 받은 것을 뽑아내는 것이 정확하지만 사람들은 관심 있는 것에 포커스를 맞춰 다른 것을 무시해 버린다. 이렇게 모든 것을 계산해서 맞는 답을 뽑아내는 것이 시스템 2가 아닐까

- 논현에서 신촌으로 가야할 일이 있었는데 예전에 강변역에 살아서 그런지 무의식 적으로 강변역 뱡향으로 갈아탔다. 익숙한 곳으로 무의식적으로 가게 되는 것도 시스템 1이 작동한 것 같다.

- 개발을 하다가 익숙해지면 머리로 코딩하는 것이 아니라 손으로 한다고 표현하기도 한다. 익숙해져서 하게 되는데 그런 거이 시스템1, 그것을 응용해서 확장하는 개념이 시스템2인 것 같다.

- 그런 행동이나 생각들이 시스템1, 2중 어디로 갈지 회로를 분기하는 것이 있는 것 같다. 지하철은 잘못타면 다시 돌아오면 되지만 그것 때문에 손실이 크게 되면 시스템1으로 안가고 시스템2로 갈 수 있도록 조절 해주는 장치가 있을 것같다. 가위바위보를 할 때 아무거나 내는 것과 생각해서 내는 것, 이 두가지를 왔다갔다하면서 선택하는 것같다.

- 시스템1,2가 스위치된다고 생학 할 수 도 있지만, 시스템1은 항상 동작하는 것으로 봐야할 것같다. 그 뒤에 시스템2가 있지만 덜 동작하느냐 강력히 동작하느냐의 차이가 아닐까?

- 의식과 무의식, 직관이냐 숙고냐를 나누는 데는 아주 엄격한 구분이 있는 것 같지 않다. 시스템1,2는 물리적 차이가 있는 것은 아니다. 뇌의 좌뇌, 우뇌도 개념적인 것에 가깝듯이 시스템 1,2도 한쪽이 특정한 경향을 많이 보이는 것은 맞지만 다른 쪽도 분명 그런 경향을 보이게 된다. 그래서 그냥 개념적인 것이다. 시스템 1은 대체로 무의식과 직관, 시스템2는 대체로 의식과 숙고인 것이다. '대체로 그런 것'에 대한 개념정의라고 보면된다.
컴퓨터는 논리 회로에 의한 프로그램이라 항상 알고리즘으로 동작하지만, 사람은 시스템2에서 처리하던 것도 익숙해지면 시스템1으로 넘어가게 된다. 전문성도 관련이 있는 것 같다. 전문성이 쌓였다는 것은 많은 사례를 접한 후 이다. 이때 어떠한 문제가 발생하면 이미 경험한 범위 안의 것이기 때문에 경험한 사례들이 쌓여 떠오르는 유사한 상황을 반영하는 것이다. 구구단도 처음에는 계산하면서 하기 때문에 느릴 수 밖에 없지만 외우고 나면 자동적으로 시스템1이 되어 계산하지 않고 바로 반응하게 된다. 이러한 것을 보통 자동화라고 표현한다. 이처럼 어떠한 선택이나 결정이 자동적으로 이루어지는 것은 사례가 쌓여서 그렇게 되는 것이다.

- MBTI를 보면 직관/논리적 성향이 있는데 시스템1,2도 성격이나 성향과 관련이 있는 것일까?

- 성향차이는 있지만 정도의 차이이므로 극단적으로 생각하면 안 된다.

- 사람들은 시스템2가 판단했다고 생각하지만 심리 실험을 해보면 시스템1에서 상당부분 영향을 받은 것으로 나타난다.

- 책을 읽을 때 시스템 1과도 상관이 있는 것같다. 철자를 뒤집어 놓아도 잘 읽히는 것을 보면 그것은 시스템1이 작동하는 것 같다. 하지만 글의 난이도가 올라갈수록 시스템2가 작동하는 것 같다.

- 난이도라기 보다는 단어의 친숙성의 문제이다. 모국어가 아니면 그런 현상이 잘 나타나지 않는다. 또한 오타를 찾을 때에도 작성자가 찾는 것보다 그 글을 처음 보는 남이 찾아주는 것이 더 효과가 좋다. 친숙성이 높아지면 오타 부분을 Top-down 처리로 덮어버리게 된다.


<생각해 볼 문제3>
기존의 UX디자인 사례나 방법론, 원칙들이 사용자에 대해 시스템2만을 가진 존재로 가정한 것은 아니었을까? 마치 전통 경제학이 합리적 인간(econ)을 상정했던 것처럼...

- 전문적으로 UX를 하는 사람에게는 시스템1인 것이 사용자한테는 시스템2인 경우도 있을 것 같다. 개인차이가 많이 있겠지만 처음 제작할 때에는 일반 사용자의 것을 만들려고 해야 할 것같다.

- TV 메뉴에 대한 사용성 평가를 한 적이 있다. 온 가족이 다 쓰는 것이니까 60대 이상도 참가 시켜야 한다는 의견이 있어 몇명을 실험에 참가시켰다. 일반적인 메뉴였는데 메뉴의 구조보다는 커서에 대해 익숙하지 않으셔서 힘들어 하셨다. 우리에게는 이미 시스템1 적으로 받아들여지는 중간 매개체인 커서가 이분들에게는 시스템2적으로 생각해야하는 것이었다. 조작보단 메뉴 구조나 내용이 중요한 것같았는데 이런 경우도 있을 수 있겠구나 생각했다.

이렇듯 우리가 현재 사용하고 있는 방법론에 대해서 반성을 해보면 어떨까

- 별 생각없이 사용하던 기기도 Think aloud 하라고 하면 시스템 2적으로 작동하게 되기 때문에 다른 사람이 사용 하는 것처럼 결과가 나타나기도 한다.

- 인터뷰에서 경험에 대해서 이야기를 하는데 왜 그렇게 했냐고 물어보면 원래는 시스템 1적으로 사용하던 것인데 나름대로 설명을 논리적으로 하기 위해서 시스템2적으로 대답하는 것같다.

- IA를 할때 사람들에게 카드소팅으로 메뉴를 정하게 하면 사용자들은 시스템2에 의해서 정하게 된다. 다 정해진후 그것을 직접 사용해보라고 하면 자신이 만든 것도 불편하다고 느끼곤 한다. 실제로는 시스템2처럼 분류해서 사용하지 않아서 이지 않을까

- 고민인것같다. 이론적으로 합리적으로 잘 따져서 만드는 것이 좋은 것인지 친숙하고 익숙하게 만드는 것이 좋은 것인지...
사용자들이 제품을 사용할 때에는 상당부분 시스템1에 의존해서 많이 사용한다. 특히, 어렵지 않은 것, 익숙한 것일수록 시스템 1으로 사용하게 된다. 반면 디자이너는 업무이기 때문에 고민을 하면서 시스템2적으로 만들게 된다. 따라서 디자이너는 시스템2에 의해 디자인을 하고 사용자는 시스템1에 의해서 사용하게 되고.. 이런 차이 때문에 문제가 발생하는 것 같다. 극복할 수 있는 것이 필요한 것 같다.


<생각해 볼 문제 4>
시스템1의 약점을 극복해야 하는 상황, 시스템2의 적절한 개입이 필요한 상황에서 그것을 유도할 수 있는 UX 디자인 방법은 무엇일까? 사례는?

- 모바일에서 삭제를 할 때 나오는 팝업의 OK 버튼이 왼쪽으로 옮겨졌는데 이것이 시스템2를 작동하게 하는 것같다.

- 위치 같은 것을 꼭 그 상황이 아니더라도 진짜 생각하고 누를 수 있게 OK와 Cancel 버튼의 위치가 계속 바뀌게 하는 것도 필요하지 않을까 생각했었다. 폰의 모바일 뱅킹 앱을 보면 비밀번호 입력 시 키패드의 배치가 조금씩 바뀐다. 이때 의식적으로 좀더 시스템2를 작동시키게 된다.

- 약관에 동의하는 과정은 시스템2의 개입을 억지로 방해하는 것같다. 그 과정은 시스템2가 필요한 과정인데 제대로 살펴보지 않고도 누를 수 있게 되어있다. 이것 때문에 제3자에게 나의 정보를 제공해도 된다는 약관에 동의를 하게 되었고 나의 정보가 노출되어 광고 문자, 전화를 많이 받게 된다.

- '상식 밖의 경제학' 책에서 나왔던 신용카드를 얼음 속에 얼리기도 시스템 2로 유도하는 사례인 것 같다. 시스템1이 빠른 처리 인 것을 감안해 판단할 때 시간이 오래 걸리게 한다면 시스템2를 작동하게 할 수 있게 되지 않을까? 자제하게 될 수 있지 않을까? 홈쇼핑에서 몇 분 남았습니다 이렇게 말하는 것은 반대 방향의 접근으로서, 시스템2적으로 차분하게 생각 할 시간을 빼앗는 것 같다.
쓰기 쉽게 만드는 것이 많이 쓰이지만 쓰기 어렵게 만드는 것이 필요할 때도 있다.

- 암호를 정하는 것도 그런 것 같다. 쉬운 암호를 못쓰게 하는 시스템에서 암호의 보안 등급 정도를 보여주곤 하는데 최근에 본 것은 해킹되는데 몇 분 걸린다 이런 식으로 보여주는 것도 있었다.

- 몸에 아주 좋은 것과 좋지 않은 음식의 칼로리를 보여주어 선택하게 하는 실험이 있었다. 칼로리 정보를 주니까 오히려 몸에 나쁜 것을 선택하는 경우가 많았다. '생각보다 칼로리 차이가 없네' 라고 하면서 선택하는 것이었다. 그래서 다른 실험에서는 음식을 먹으면 몇 분 동안 운동을 해야 하는지 보여주었더니 더 효과가 좋았다고 한다.


<생각해 볼 문제 5>
시스템1의 특성과 장점을 잘 살려낸 UX 디자인 사례는 없을까?

- 클리어라는 목표관리 앱에서 제일 중요한 것은 빨강색 등으로 보여주는 것이 있다. 색상으로 중요도를 나타내서 바로 바로 생각 하지 않아도 알 수 잇게 하는 것이 있다.

- 날씨도 색상으로 표현하는 경우도 있다. 더우면 빨강색 이런식으로...

- 시스템 1을 잘 활용한 사례를 몇 가지 살펴보도록 하겠다.


첫번째 사례 : 급커브길 도로



급한 커브길에 좁은 간격으로 선을 그려 넣었다. 그 구간을 지나게 되면 그 선때문에 내 차가 빨리 가는 것처럼 느껴져서 속도를 줄이게 된다.
속도를 줄이시오 라고 써놓는 것과 혹은 우리나라처럼 마름모 모양의 무늬를 그려 넣은 것은 시스템2 적인 접근이라고 할 수 있다. 이러한 접근은 급하게 속도를 줄여야 하는 경우 효과가 별로 없지 않은가?


두 번째 사례 : Ghost Map



1854년 영국에서 콜레라라는 전염병이 퍼졌다. 이 균은 물 때문에 전염되는 것이었지만 사람들은 그것을 믿지 않았다. 그래서 위와 같은 형태로 콜레라가 발생한 지역을 막대그래프로 표현하여 콜레라가 그 지역의 수도 펌프를 중심으로 퍼지는 것을 보여 주었다. 사람들은 이 것을 보고 비로소 믿게 되어 콜레라의 발병을 줄일 수 있었다고 한다.

이처럼 시스템2만으로 의사결정이 잘 되지 않는 경우에는 시스템1적으로 Visualize하면 쉽게 받아들이게 될 수 도 있다.


세 번째 사례 : 추상 vs. 사례 (Context free vs. Context rich)

1. 어떤 질환에 대한 진단에서 양성 반응일 때 실제 환자일 확률의 문제.
추상적인 조건부 확률로 접근하면 어렵지만, 예를 들며 환자와 비환자의 숫자로 설명하면 더 쉽다.




2. 다음 두가지의 문제 중에 어떤 문제를 사람들이 더 잘 맞출까?

- A. 카드 한쪽에 D가 있으면 다른 쪽에는 3이 있어야한다. 이것이 맞는지 틀리는지 알아보기 위해 어떤 카드를 뒤집어야 할까?




(정답 : D / 4)

- B. 카드 한쪽에 '차를 빌렸다'가 있으면 다른 한 쪽에는 '기름이 가득 들어있다' 가 있어야 한다. 이때 '내차를 빌려 썼으면 기름을 가득 채워 놓아야 한다'를 확인하기 위해 어떤 카드를 뒤집어야 할 까?




(정답 : 빌렸다 / 기름이 가득 들어있지 않다 )


A보다 B문제의 경우에 정답을 더 잘맞추게 된다. 왜냐하면 논리적으로 동등한 문제도 현실적인 맥락이 있는 예시를 들어주면 더 구체적으로 생각하게 되기 때문이다.


네 번째 사례 : Skeuomorphism vs. Flat design

* 참고 : Skeuomorphism 이란? 쓰임새 또는 재료에 따라 자연스럽게 발전한 도구의 형태와 요소들이 재료나 매체가 변화함에 따라 재구실을 못하게 되더라도 그 형태와 요소들이 의도적으로 유지되는 것을 가리킨다.



<Skeuomorphism의 예>                   <Flat design의 예>

이를 컨텍스트가 있는 디자인, 컨텍스트가 없는 디자인으로 구분 할 수도 있는 것 같다. Skeuomorphism의 경우 시스템1의 영향을 많이 받는 디자인이고 Flat design의 경우 시스템1의 요소가 너무 적은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첫 번째 디자인 처럼 컨텍스트가 있으면 자신의 경험과 연결되어 좀 더 쉽게 쓸 수 있는 것이 아닐까? 어떻게 써야하는지 알 수 있는 디자인이 필요하지 않을까? 하지만 너무 지나치면 안 된다. 너무 현실의 것처럼 그려놓으면 동작하는 것과 안하는 것을 구분하기 어려운 경우가 발생 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Session 3 : 참고 도서 소개와 마무리

사람이 어떤 것을 판단 할 때에는 항상 시스템2가 작동하는 것이 아니라 시스템1이 더 강력하기도 하고 시스템2와 시스템1이 같이 동작하기도 한다. 대부분의 많은 bias는 시스템 1의 결과이다. 시스템1과 시스템2는 사람들의 사고방식을 다른 시각으로 볼 수 있게 해주는 도구가 될 수 있으므로 알아두면 도움이 될 것이다.


* 참고도서
- Nudge (리처드 탈러 저)
- 생각이 직관에 묻다 (게르트 기거렌처 저) : 직관의 유용성, 타당성에 관한 도서
- 내 안의 낯선 나 (티모시 윌슨 저) : 무의식에 관한 도서

* 참고 사이트
www.brainsbehavioranddesign.com
(Heuristic이나 Bias에 관한 가이드라인 및 전략 힌트들이 들어있는 사이트)
[참고##심리학 산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