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튜디오 지브리의 첫 해외 전시 : 스튜디오 지브리 레이아웃展

2013. 6. 24. 00:27GUI 가벼운 이야기
알 수 없는 사용자

 

여러분은 지난 4월까지 많은 관심 속에 약 4개월간 진행되었던 <팀 버튼 전>에 다녀오셨나요?
(참고 : 팀 버튼 Tim Burton 展에 다녀왔습니다
팀 버튼 전에 이은 두 번째 미술 작품 전시로, 현대카드 컬처 프로젝트에서 준비한 또 하나의 야심작<스튜디오 지브리 레이아웃展>이 6월 22일 토요일, 그 비밀의 문을 열었습니다.


날짜 | 2013년 6월 22일(토) ~ 9월 22일(일) * 매월 마지막 주 월요일 휴관
시간 | 오전 11시~ 오후 8시 (입장 마감 오후 7시)
장소 | 예술의 전당 한가람 디자인 미술관
공식 홈페이지 | http://superseries.kr/4441



 이번 전시는 디즈니, 픽사와 더불어 세계 3대 애니메이션 제작사인 스튜디오 지브리의 최초 해외 전시인 만큼 오픈 전부터 많은 사람들의 관심이 주목되고 있는데요. 그래서인지 전시 첫날 12시에 방문했는데도 불구하고 대기번호는 벌써 900번을 뛰어넘었고, 약 40분 정도 대기한 후에야 입장하였습니다. 게다가 전시장 안에도 역시 붐비는 모습을 볼 수 있었는데, 참고로 전시장 내부에서는 줄을 서지 않고 관람하셔도 무방하니 사람이 없는 쪽으로 이동하셔서 관람하는 것도 하나의 팁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다카하타 이사오와 미야자키 하야오의 비밀설계도'라는 부제를 가지고 있는 이번 전시는 스튜디오 지브리의 유명 작품<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 <하울의 움직이는 성> 등을 비롯한 총 28편의 '레이아웃' 1300여 점을 만나볼 수 있습니다.

레이아웃이란
애니메이션 제작의 공정은 크게 기획→각본→그림콘티→레이아웃→CG/작화/배경→촬영구성→편집→음향의 단계로 나눠지며, 레이아웃은 그림 콘티에서 정해진 큰 구도를 바탕으로 구체적인 화면을 설계하는 작업입니다. 그림콘티가 영화 전체의 설계도라면, 레이아웃은 각각의 장면에 대한 세부 설계도라고 할 수 있습니다. 한 장의 레이아웃에는 배경, 인물의 동선, 인물의 관계, 카메라워크의 유무와 속도, 촬영처리 등 컷으로 표현되는 모든 것이 그려집니다.
(내용 출처 : 전시 팜플렛)


 레이아웃은 분업화가 진행된 현재의 애니메이션 제작에서 작품의 통일성을 유지시키는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실제 전시작품들을 보면 캐릭터의 동선은 물론이고 정확한 원근법, 나무 하나의 디테일까지 각 장면에 대한 구성을 설계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레이아웃을 통해 추후 구성의 토대가 결정되기 때문에 깐깐하게 수정사항을 메모하는데요, 전시 중간중간에 그 내용들을 한국말로 해석해 놓아 그들이 하나의 작품을 완성하기까지 얼마나 많은 고민을 거쳐 가는지 좀 더 직접적으로 느낄 수 있었습니다.

이미지 출처 : 공식 홈페이지


 <스튜디오 지브리 레이아웃展>은 스튜디오 지브리 Time Line, 미야자키 하야오의 주요 작품들, 다카하타 이사오의 주요 작품들, 스튜디오 지브리의 주요 작품들, 레이아웃 시스템의 과거, 레이아웃 시스템의 미래 이렇게 총 여섯 개의 영역으로 구분되어 있습니다. 작품별로 묶어 배치되어 있고, 레이아웃과 해당 영상을 함께 전시하고 있습니다. 때문에 레이아웃이 실제로 어떻게 영상에 반영되는지 직접 비교해 볼 수 있는 재미가 있습니다. 하지만 실제 관람 중에 영역 구분에 대한 정확하지 않은 표시와 많은 인파로 자신이 어느 세션, 어느 작품 앞에 와 있는지 알기 어려운 점은 아쉬웠습니다.  


 다카하타 이사오 감독은 이번 전시가 열린다는 말을 듣고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고 합니다. 화려한 다른 전시들에 비해서 너무나 소박하고 수수하여 관객들이 좋아할지에 대한 의문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동시에 기쁨 또한 감출 수 없었다고 하는데, 그만큼 감독 스스로 레이아웃의 중요성을 너무나 잘 알고 있기 때문일 것입니다. 

 그는 처음 레이아웃 제작 과정을 도입한 장본인으로서, 레이아웃을 도입하게 된 배경에 대해 이렇게 설명하였습니다.

" 애니메이션 제작 과정은 각각의 애니메이터들이 철저한 분업 시스템으로, 배경, 캐릭터(배우), 사물 등 화면 속의 다양한 표현들을 작업한다. 그래서 각 장면을 위해 스탭들이 한 자리에 모이는 경우가 없다. 실사 영화처럼 스탭 전원이 현장에 모여 전체를 파악하면서 소재들의 세세한 수정을 가하는 연대감 넘치는 촬영 풍경은 안타깝게도 평면 애니메이션 제작에 있어서는 바라기 힘들다."

"그렇기에 애니메이션은 개인 작품이 아니더라도, 고독한 작업의 연속이다"

- 다카하타 이사오 감독

 레이아웃을 담당하는 사람을 레이아웃맨이라 일컫는다고 합니다. 연출의 동반자라고 할 수 있을 만큼 중요한 레이아웃을 그려내는 사람들이지만, 레이아웃은 실제로 관객에게 보여주기 위해 그린 완성품이 아니므로 그들이 그 작품에서 얼마나 큰 역할을 하였는지 아는 사람은 얼마 없을 것입니다. 그래서 종종 "너는 대체 무슨 일을 하는 거야?"라는 말에 제대로 대꾸하지 못했다고 하는데요. 그런 점에서 이번 전시는 사람들에게 레이아웃의 중요성을 알리는 데 큰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입니다. 사람들 앞에 자신의 역할이 명확히 드러나진 않아도 작품의 핵심을 도맡아 설계하는 그들에게 왠지 모르게 동질감이 느껴집니다. ^^;


 이번 전시를 통해 '손으로 그린다'는 것에 대한 경이로움과, 스튜디오 지브리만의 감성과 작품에 대한 진지한 태도를 느끼는 동시에, 어떻게 하면 전달의 오류가 없이 많은 팀원들이 효과적으로 작업할 수 있는가에 대한 생각도 해보는 시간이 되었습니다. 레이아웃 제도를 도입함으로써 명확한 기획의도가 작품 속에서 드러날 수 있게 된 것 처럼 UX 디자이너에게도 레이아웃만큼 효과적인 분업 방식이 있을지 생각해보며 관람한다면 그 또한 재미있는 경험이 될 것 같습니다.
 
 
+ 현대카드 '슈퍼시리즈 App'을 통해 전시 안내와 더불어 시간대별 입장 대기 인원수와 티켓 판매 잔여 수량을 사전에 확인할 수 있다고 하니 유용할 것 같습니다. ^^

앱 다운로드 링크 : 아이폰 , 안드로이드


이미지 출처 : 공식 홈페이지

[참고##전시와 작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