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비스디자인 사례] JetBlue가 전하는 'Happy Jetting' 이야기

2013. 8. 22. 09:21UI 가벼운 이야기
알 수 없는 사용자


'No first class seats. No second class citizens.' 
2010년 보스턴의 로건 공항 안을 서성이고 있을 때, 한 벽면 광고의 흥미로운 문구가 눈에 들어왔습니다. 몇 분 후 LA로 향하는 비행기에 올라탔고 비로소 그 뜻이 무엇인지 알게 되었습니다. 그 이후로 미국 내를 여행하는 동안 두어 번 더 같은 항공사를 이용하였고, 그 때부터 브랜드 디자인 혹은 서비스 디자인에 대한 이야기를 들으면 떠오르는 사례가 되었습니다. 본 포스팅에서는 미국 내 한 저가 항공사의 서비스 디자인 사례를 소개하고자 합니다.



2001년 9.11테러 이후로 미국 항공 비지니스 전반이 어려움을 겪고 있는 사이 JetBlue라는 신생 항공사가 나타나 거침없는 성장세를 보였습니다. 1999년도에 설립되어 불과 15년이 되지 않은 현재, 이 작은 항공사는 8년 연속 북미 내 고객만족도 1위 항공사를 지키고 있습니다. 애초에 미국 내 주요 도시를 연결하는 저가 항공사로 출발하였으며 미국 뿐 아니라 타국에도 운항을 시작하였다고 합니다. 
JetBlue의 가장 큰 특징은 넓은 좌석 간격입니다. 뇌리에 강하게 남았던 광고의 한 문구처럼, 1등석은 없지만 모두가 1등석을 타고 있는 경험을 제공한다는 것이 핵심입니다. 이들이 한결같이 내세우고 있는 'Happy Jetting'이라는 캐치프레이즈가 과연 어떤 경험을 말하는 것인지 좀 더 구체적으로 살펴보겠습니다.

[예약 > 공항 > 비행 > 비행 후로 이어지는 경험]


웹사이트
 





고객에게 여행의 경험은 예약에서부터 시작됩니다. JetBlue의 웹사이트는 제가 예약을 했던 당시의 디자인에서 리뉴얼이 되었지만 특유의 깔끔하고 명료한 느낌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참고로 2010년 JetBlue 서비스 디자인은 IDEO에서 진행하였으며 JetBlue의 내부 브랜드 디자인팀에 의해 리뉴얼 되었다고 합니다.)

참고 링크 :
IDEO work review : Design strategy Jetblue
Jetblue Brand Design Review 


공항
공항에서 가장 스트레스를 받는 일 중에는 체크인이 빠질 수 없을텐데요. 이를 해결하기 위해 공항 내 셀프 체크인 서비스 혹은 온라인에서 티켓을 바로 출력할 수 있는 서비스가 나왔고 요즘에는 보편화 되었습니다. JetBlue역시 셀프 체크인 서비스가 잘 되어있던 사례 중 하나였습니다. 예약 번호 확인 및 여권 스캔을 하면 티켓이 출력되고 수하물의 개수를 입력합니다. 직원은 이 과정에서 어려움을 겪는 고객을 도와주고 수하물이 있을 경우 컨베이어벨트로 안내해주는 역할을 합니다. 셀프 체크인의 경우 문제는 체크인 전후인데 조금이라도 흐름이 매끄럽지 못하다고 느끼면 거부감을 줄 수 있습니다. '차라리 줄을 서서 모든 것을 안내받는 것이 낫겠어.' 라고 포기해버리는 것이지요. JetBlue는 이러한 흐름의 연결 고리에 사람을 배치하여 문제를 해결하였고 저 역시 이런 디테일한 차이에 깊은 인상을 받게 되었습니다.


비행
기내에 들어가는데 'Even More Legroom'이라는 단어가 눈에 띄어 물어보니 기준 좌석 간격보다 조금 더 넓은 좌석칸을 의미한다고 합니다. Business, Economy 혹은 Class로 나누는 기존의 방식보다 신선하게 느껴졌습니다. 다른 저가 항공사도 타보았지만 만족한 경우는 거의 없었는데, 항상 '그냥 돈을 조금 더 주고 좋은 항공사를 선택할걸..'하고 후회하거나 '싸니까 참아야지.' 하는 씁쓸함이 남았습니다. JetBlue는 이런 점을 잘 알고 있었던 것 같습니다.


SNS, 고객의 소리 창구, 문제를 해결하는 도구
많은 회사가 SNS를 마케팅 수단으로 활용하고 있습니다. 좌석을 예약한 한 고객이 자신의 자리가 가족과 떨어져 있는 것을 확인하고 전화를 통해 해결하고자 했으나, 수차례 실패하여 트위터를 통해 올렸고 20분 만에 해결이 되어 고객이 긍정적인 입소문을 낸 사례가 유명합니다. 이처럼 JetBlue는 트위터를 고객의 문제를 해결하는 창구로 활용하여 여행 경험을 SNS로 확장하는 예를 보여주고 있습니다. 


언행일치, 광고 = 서비스
광고를 Service Journey의 한 과정으로 볼 때, 기대감이 느낀 것이 비해 터무니없이 높기만 했다면 이미 좋은 광고가 아닌 게 되죠. 무릎을 탁 치는 기발한 광고일지라도 실제 서비스 경험이 광고에 미치지 못하면 사용자는 실망하거나 분노합니다. 이러한 점을 염두할 때, JetBlue의 광고는 좀 더 특별하게 다가옵니다. 비행 경험을 택시를 탑승하는 경험에 대입하여 경쟁사와는 차별화된 JetBlue의 장점을 재치있게 내세웁니다.


또한 고객의 즐거운 경험을 수집하여 광고 캠페인으로 활용하기도 했습니다. 오프라인 부스를 설치해 고객이 JetBlue에 대한 즐거운 에피소드를 녹음하게 하고 이를 그대로 광고로 사용하였습니다. 2007년 'The Story Booth'라는 이름으로 클리오 광고제에서 수상한 바 있습니다.


글을 마치며...

"Bringing humanity back to air travel." ("항공 여행에 인간성을 되찾아줄 것.")
JetBlue 창업자 David Neeleman이 설립 당시 지표로 내세웠던 이 메시지는 JetBlue의 서비스를 디자인했던 사람들에 의해 명쾌하게 현실화되었습니다. 이들은 하나같이 인터뷰에서 '여행자 한 명 한 명에게 의미있는 기억'이 무엇인지, 어떻게 만들지 함께 생활하며 고민했다고 말했습니다. 이번 포스팅을 진행하며 당시 같이 여행을 했던 친구에게 JetBlue에 대해 어떻게 기억하는 지 물어보니 "제트블루는 뭔가 달랐어. 깔끔하고 기분이 좋았던 것 같아."라고 말했습니다. 저와 친구는 Happy Jetting을 한 것이 분명해 보입니다 :)
[참고##서비스 디자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