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후감] UX for Lean Startups 서문

2013. 9. 11. 00:04리뷰
이 재용

UX for Lean Startups
Faster, Smarter User Experience Research and Design
By Laura Klein

이 책의 저자는 린 스타트업에 관한 이전의 책들을 꼭 읽지 않아도 좋다고 도입부에 밝히고 있긴 한데, 그렇지는 않다. 기본적인 개념은 다른 책들을 통해서 익히는 것이 좋다. 그리고 나서, 자 이제 린한 방법에 의해 뭔가를 조사하고 만들어야 하는데 어떻게 하지? 이런 생각이 들 때 보면 좋은 책이다.

그런데 이 책의 도입부(서문)에서 밝히고 있는 꽤 흥미로운 관점이 있다. 그래서 그 부분만 따로 정리해 보았다.


UX를 만만하게 보지 마라.

에릭 리스와 스티브 블랭크는 저서에서 "Get out of the building"이라고 주장한다. 해답은 사용자들에게 있으니, 책상에서 기획/개발하지 말고, 건물 밖으로 나가서 사용자들을 직접 만나보면서 알아 내라는 것이다. 이것만큼 User Research를 강조하는 말이 있을까? 하여간 많은 스타트업 설립자들이 이 말을 듣고 나가서 사용자를 직접 만나보지만, 안타깝게도 사용자를 만나서 진실을 얻어내는 것이 생각만큼 쉽지는 않다. 보통의 경우, 말로 들어서는 중요성을 모르지만, 실제 해 보면 중요성을 알게 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그런데 때로는 중요성은 쉽게 이해가 가는데 실제 해 보면 뭔지 모르겠는 일들이 있는데, 슬프게도 UX가 그렇다.(p.xv)
Sadly, sometimes it's easier to understand the importance of something than it is to put it into practice.(p.xv)
많은 사람들이 UX에 대해서 떠들지만, 그들 중 정말 UX가 무엇이고 왜 중요한지 이해하는 사람들이 몇이나 되겠는가? 스타트업 창업자들에게 UX에 대해서 강의하고 나면, 모두들 무언가 스스로 해 볼 수 있을 거라는 기대를 갖고 사무실로 되돌아가지만, 실제 해 보면 간단한 인터뷰조차 쉽지 않았다고 고백한다. 흠... 쉬울거라고 생각했단 말이지?

한 가지 잊고 있는 것이 있다. 혹시, 사용자의 요구를 알아내고 공감하고, 그에 따른 요소를 설계하는 거대한 "산업"이 있다는 걸 기억하나? 우린 그걸 UX라고 부른다. 학교에서부터 훈련받고 수 년 동안 프로젝트를 통해 터득한 일군의 사람들이 있는데, 꽤 많은 돈을 받고 그 일을 하고 있다.(p.xvi)
Did you realize that there's a whole industry built around this? There are huge numbers of people who have studied this in school and who do this professionally. These people are often called things like "user researchers," and they know all sorts of things about what kind of research to do and when and how to get the right sort of information from people.
대개 지금까지의 고객들은 '자기들은 잘 모르니까 잘 알아서 해 달라'는 개발쪽 사람들이거나, '자기들도 잘 아니까 같이 잘 해보자'는 UX 부서 사람들이었는데, 스타트업이나 대기업이나 할 것 없이, 기업의 중요 의사 결정자들을 만나보면 하나같이, "UX가 중요한 것은 알고 있다. 하지만 돈은 쓰지 않겠다"라고 말한다. 이런 말을 사용자 인터뷰를 많이 해 본 UX 하는 사람들은 이렇게 해석한다. "UX는 중요하지 않다고 생각하지만, 그렇게 말하면 바보같아 보일 것 같다"

Lean UX란 무엇인가?

반면 많은 UX 디자이너들이 처음 Lean UX를 접하면 어차피 사용하는 방법은 크게 다르지 않으면서, 책에서 기술한 방법들을 보면 우리가 이미 알고 있는 것 보다 훨씬 더 열등한 수준으로 설명하는데, 왜 Lean UX가 필요한가?라고 묻는다.

이 책에서는 Lean UX의 핵심은 가설에 대한 검증이라고 말한다.
Lean UX is About Validating Hypotheses. p.xvii
제품을 기능의 모음이라고 보는 것이 아니라, 검증 받아야할 가설이라고 보는 것이다. 다시 말하면, 우리는 사용자가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모른다. 우리는 단지 사용자 연구를 통해 '가설'을 만들며 다양한 방법으로 검증하면서 끊임없이 제품을 수정해 나갈 뿐이다.

이게 그렇게 중요하냐고? 그냥 단순하게 기능 추가하는 것이 아니라, 그 기능이 반드시 회사의 수익 증대와 연결이 있어야만 의미가 있어진다는 주장은 때로는 너무 단견으로 보인다. 가설을 세우고 조금 고치고, 검증하는 방식은 '부분최적화'의 오류에 빠질 수 있지 않느냐는 지적이다. 때론 단기적으로 수익이 나빠져도, 고객이 줄어들어도, 어쩌면 그것이 더 빠른 지름길로 가기 위한 일시적인 우회일 수 있지 않느냐고 질문할 수 있다.

맞는 말이다. 그러나 그렇게 '최적화'되는 경우는 생물의 진화사에서 매우매우 드물고 우연적인 일일 것이다. 대부분의 생물 진화에서 생존에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지 않는 '기능'이 후대에 널리 퍼지기는 정말 힘들다. 반대로 등에 생긴 작은 돌연변이 무늬라도 생존에 도움이 되었다면 쉽게 퍼질 것이다. 이런 식의 땜빵식 진화였기 때문에 대부분의 생물들은 매우 이상한 방식의 "전체 최적화되지 않은" 부분들을 많이, 아주 많이 갖고 있다. 만약 인간의 몸이 처음부터 직립 보행을 염두에 두고 진화했다면, 왜 모든 몸통의 척추와 근육과 소화장기들이 아직까지도 수직 배열의 고통속에 생물학적 취약점들을 그대로 갖고 있겠나? 바로, 최적화 보다는 당장의 생존이 중요했기 때문이다. 스타트업도 그렇다. 신규 사업도 그렇다.

Lean UX는 훨씬 더 척박한 환경에서 생존에 최적화된, 그래서 항상 빠른 주기로 가설을 세우고, 검증하는 방식으로 진행하는 UX이다. 
Lean UX is User Centered. p.xx
그러면 이제 맨 처음 이야기했던, UCD(User Centered Design Process)에 대해 이야기해보자. 틀림없이 Lean UX는 철저히 사용자 중심(User Centered)이기는 하지만, 그렇다고 동일한 것은 아니다. UCD하시던 분들은 대개 첫 마디가, '지금과 다른게 없는데?'라고 하는데, 많은 부분 UCD에서 가져올 수 있지만, UCD는 자주 반복하고, 가설을 검증하는 (그것도 숫자로!) 부분은 (없는 건 아니지만) 약하다는 책의 내용에 전적으로 동의한다. 그리고 양의 차이가 많으면, 질의 차이가 된다. 또한 UCD와 대립되는 개념도 아니다.

또 어떤 개발 조직 출신분은 'Agile'하고 다른게 없는데?라고 이야기한다. 물론 매우 많은 부분을 애자일 방법론에서 가져왔지만, 그렇다고 동일한 것은 아니다. 애자일에서는 전통적인 사용자 이야기(user story,사용자 스토리, 유저 스토리) 에 기반하여 진행하는데 이것은 제품 개발 책임자(product owner)가 정의한다. 반면 Lean에서는 사용자 가정(User Hypothesis)을 가지고 검증하는 방식을 취한다.

그리고 Lean UX는 철저히 숫자로 검증한다. 이 부분 역시 Lean을 Lean으로 만드는 매우 고유한 부분임에 틀림없고, UCD의 약한 부분을 보완한 것임에 틀림없다. 그러나 많은 디자이너들이, 디자인을 숫자로 평가한다는 것에 대해 강한 거부감을 갖게 된다. 특히 Google이 하이퍼링크의 파란색을 41가지나 테스트해보고 가장 반응 좋은 걸 골랐다는 이야길 들은 디자이너들은 더 몸서리를 칠 것이다. 하지만 저자나 필자의 입장은, 데이터를 중시하고, 생존을 중시하는 Lean의 철학을 유지하되, 모든 결정을 데이터로 하는 것이 아니라, 데이터에 '근거해서'하면 된다고 생각한다. 린 방식 특유의 부분 최적화를 피할 수 있는 방법이 바로 정성 조사와 전략적 직관이 아닐까? It's about combining good design practices with good testing practices in order to create a more successful product. p.xxiv

또 Lean UX는 애자일의 계승자 답게 대개 빠르고 경제적이긴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Lean UX가 나쁜 UX는 아니다. 좋은 UX를 만드는 것은 항상 돈이 든다. 단순히 사용자 조사와 디자인에 돈을 아꼈다고 해서 Lean UX가 되는 것은 아니다.
Lean UX is not bad UX, and building a good user experience is not cheap. You can't refuse to spend any money on research and design and then say your're being lean. You're not. You're being stupid. p.xxvi
사실 이미 많은 Lean 혹은 MVP 제품들이 사람들을 괴롭히고 있다고 생각한다. 이 Lean 시리즈의 책 표지들만해도 그렇다. 모두 하나같이 Lean = Bad Design 개념으로 표지 디자인을 했다. Lean 개념의 유포에 따라 시장에는 더욱 미완성 UX 제품들이 늘어나리라고 예상한다. '최소 요건'에는 '최소 UX'와 '최소 심미성'도 들어간다는 사실을 잊지 말아야 한다.

마지막으로 Lean UX는 반복적이다. 어찌보면 '가설-검증'과 쌍으로 존재하는 말이다. 끊임없이 가설을 세우고 검증하는 방식으로 개선시켜야 하는데, 어찌 반복이 빠질 수 있겠는가?

정리하면 아래와 같다.
Lean UX is About Validating Hypothesis
Lean UX is User Centered
Lean UX is Agile
Lean UX is Data Driven
Lean UX is Fast and Cheap (Sometimes)
Lean UX is Iterative (Always)

결론

흠... 이러다가 거의 책 한 권을 번역&해설 하게 생겼다. 사실 여기까지가 책의 Introduction이고, 이 다음부터 책의 1페이지가 시작된다.

Lean UX는 여러 개념의 종합이다. UC이지만 UCD와 동일하지 않고, Agile하지만 Agile과 동일하지 않다. 어떤 디자인 방법론에서도 항상 Iterative를 강조하지만, 이것만큼 강조하는 디자인 방법론도 없었다. 디자인 사고(Design Thinking)와 기본 철학이 동일하지만, 전체를 보면 디자인 사고와 다르다. 가장 중요한 것은 사용자 중심으로 가설을 세우고 데이터에 따라 점진적으로 개선해 나간다는 철학, 우리는 진실을 알 수 없다는 겸손함이다.

책의 전반적인 내용에 대해서는 따로 독후감을 올릴 예정이다.
책의 전반적인 내용에 관하여는 따로 독후감을 작성하였으니 이어서 읽어 보시면 된다.
[독후감] UX for Lean Startups 본문


[참고##Lean UX##]